[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인 제약업계가 약속이라도 한 듯 '제약-뷰티-건기식'를 축으로 한 3각 체제를 구축하고 나섰다. 큰 투자 없이 사업 확장이 가능하고 제약 사업으로 쌓인 노하우를 적용하기도 쉬워, 리스크는 낮지만 추가 수익은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약품은 최근 화장품 브랜드 '프로캄' 시리즈 중 하나로 자외선 차단제 '멜라이트 선 에센스'를 새롭게 출시했다. 또 지난해 출시한 '근력개선 머슬짱'을 비롯해 '한미루테인맥스', '화싹' 등 건강기능식품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멜라이트 선 에센스를 비롯한 프로캄 시리즈 제품에 특허 받은 유산균 배양액 3종을 적용하는 등 화장품의 기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1987년 유산균 제품 출시 후 지금까지도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프로캄은 약국에 판매하는 화장품을 토대로 기능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제약회사가 만든 화장품이란 점을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캄은 고기능성에 맞춰 약국 전용 화장품으로 판매되고 있었지만, 한미약품은 2020년 프로캄 온라인 공식 쇼핑몰을 론칭하며 소비자향 거래(B2C) 채널을 강화했다. 프로캄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소비자 접점을 늘려 화장품으로서 친근한 브랜드로 다가가겠다는 노력 중이다.
종근당그룹도 계열사인 종근당건강을 통해 '스템벨(STEMBELL)'을 론칭하며 화장품 사업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스템벨 또한 고효능 인체줄기세포배양액 화장품으로서 기능성이 우선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특히 종근당건강의 제품은 '리포좀' 기술이 눈에 띈다. 종근당건강은 스템벨 첫 라인으로 출시한 '리제너레이터'에 특허 받은 리포좀 공법을 적용했다. 또 앞서 내놓은 건강기능식품 '프리미엄 비타민C1000 플러스'에도 리포좀 기술이 활용됐다.
리포좀은 세포처럼 지질 이중막으로 이루어진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소포를 뜻한다. 리포좀 내부에 항암제나 항진균제, 항세균제, 면역조절물질, 항원 및 항체, 단백질, DNA등을 넣어 인체에 전달할 수 있다. 종근당은 2003년 캄토테신(Camptothecin) 계열 항암제 신약으로 '캄토벨'을 개발했고, 이때 리포좀 기술을 함께 연구했다.
이와 함께 종근당건강은 유산균 제품 락토핏으로 그룹 매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 건기식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오메가3와 루테인 등으로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한국콜마그룹은 제약과 뷰티, 건기식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대표 사례로 여겨진다. 콜마그룹에 따르면 각 사업 부문 매출 비중이 유사한 수준으로 맞춰지고 있다.
콜마그룹의 사업 다각화는 주문자상표부착(OEM) 또는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과 떼어놓고 얘기할 수 없다. 제약 부문의 경우 HK이노엔을 통해 신약 개발에도 나서고 있지만, 한국콜마의 화장품 사업과 콜마비앤에이치를 중심으로 한 건기식 사업은 OEM과 ODM 방식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OEM과 ODM는 생산 업체의 자체 브랜드가 아닌 고객사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한다. 그렇기에 고객사의 요청에 맞춰 제품을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고객사와의 네트워크, 신뢰가 중요하다.
이에 대해 콜마그룹 관계자는 "한국콜마가 국내 화장품 산업에서 처음으로 ODM을 했으니, 그 노하우가 건기식 ODM 사업을 하고 있는 콜마비앤에이치에도 공유되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 지점들이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동국제약 또한 '센텔리안24'로 대표되는 화장품 사업과 건강기능식품 전문 브랜드 '동영제'로 3각 구도가 안착된 상태다. 동국제약은 1분기 일반의약품 359억원, 전문의약품 449억원, 화장품 377억원, 화장품을 제외한 헬스케어 160억원 등 나름 고른 매출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동국제약은 올해 화장품 사업 매출 구조를 안정화한 후 2024년부터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건기식 사업은 맞춤형 건기식 브랜딩과 개별 인정형 건기식으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데 집중한다.
업계 관계자는 "각 회사마다 정해진 방향이나 사업 포지션이 다를 것이고, 이에 따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전략은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며 "최근에는 생산시설을 직접 갖추지 않아도 기술과 노하우만 있다면 OEM이나 ODM으로 충분히 사업을 확장할 수도 있고, 화장품이나 건기식이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이종 산업보다는 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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