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올해 2분기 전기요금 조정안의 인상에 무게가 실리며 철강업계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전기요금이 인상될 경우 올해 주요 철강사들은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국내 철강사들은 각종 탄소 배출 관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로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나선 상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철강사들의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11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한 달여 지연되고 있는 2분기 전기요금 결정과 관련해 "내일 한국전력이 자구 노력 비상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어서 조만간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조정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당정은 올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7원 안팎으로 올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금 인상 폭이 7원으로 최종 확정되면 4인 가구 기준 월 전기요금은 2천400원가량 인상될 전망이다.
앞서 한국전력은 지난해 4월 이후 총 세 차례, 올해 1월 한 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킬로와트시당 6.9원, 7월에는 5원, 10월에는 16.6원 등을 각각 인상했으며 지난 1월에는 13.1원을 올렸다.
최근 국내 철강사들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탄소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로 시설 확대 등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더해지며 막대한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업계에선 전기요금이 1킬로와트시당 1원 인상되면 철강업계가 추가로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연간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7원이 오른다면 철강업계의 연간 원가 추가 부담은 1천4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가장 많은 원가 상승이 예상되는 곳은 국내 최대 전기로 제강사 현대제철이다. 현대제철은 인천, 당진 등 국내 공장에서 총 10기의 전기로를 운영하고 있어 수백억원의 요금을 추가 납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연간 1천100만 톤가량의 쇳물을 생산하며 연간 6천억~7천억원에 달하는 전기료를 부담하고 있다. 요금 인상으로 지난해 4분기에 추가 부담한 전기료 600억원 수준이다.
최근 전기로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힌 포스코의 고민도 깊어진 듯하다. 포스코는 지난 2월 약 6천억원을 투자해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 톤 규모의 전기로를 신설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내년 1월 건설을 시작으로 오는 2026년부터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동국제강·세아베스틸 등 전기로 기반의 회사들 역시 전기요금 인상으로 연간 수백억원의 추가 지출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진데다가 예상과 달리 철강업황이 좋지 못한 상태"라며 "국내 철강사들이 수소환원제철을 포함한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 제철소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창양 장관은 이날 산업위 전체회의에서 "전기요금과 관련해서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전력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보고 이해와 공감대를 높여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한전의 자구노력이 마련돼야 (전기요금 결정이) 확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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