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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 혼쭐내는 법' 공유하는 세입자들 [현장 써머리]


전세사기 피해·보증금 미반환 사례 속출에 분노한 이들의 '대안'
온라인에선 '전세금 안주는 집주인 혼쭐내는 법' 게시글 인기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하면서 연일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전세사기뿐만 아니라 역전세난으로 인해 집주인으로부터 수천 수억대의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의 곤궁한 처지를 보면 참으로 막막하기만 하네요.

보증금 반환과 관련된 갈등의 골이 곳곳에서 깊어지자 온라인 공간에서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들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한 커뮤니티에서는 '전세금 안주는 집주인들 혼쭐내는 방법'이라는 글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겼나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4일 기준 조회수 15만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게시글에는 '임차권 등기'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왜 임차권 등기를 걸어야 하는지' 중요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세보증금 반환을 못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세입자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조은수 기자]
전세보증금 반환을 못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세입자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조은수 기자]

임대인은 임차인이 집을 빼는 순간 돈을 줘야 하는 의무가 생기는데, 보증금을 받기 전에 이사를 나가게 되면 대항력을 잃게 되므로 임차권 등기를 통해 대항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네요.

임차권 등기를 치는 순간부터 집주인에게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임차인이 이사 나가는 시점부터 전세금에 대한 막대한 지연이자을 줘야 하고, 임차권 등기에 걸린 매물은 새 세입자를 찾기도 힘들어진다는 점을 서술했습니다. 즉, 임대인이 매우 곤란한 처지에 놓인다는 것이죠. 맞는 말입니다.

또한,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실제 임차권 등기를 치자마자 보증금을 줄 수 없다던 집주인이 하루아침 만에 보증금을 구해와 바로 문제가 해결됐다는 속 시원한 사례도 눈길을 끕니다.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않고도 이사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임차권 등기가 세입자를 지켜줄 든든한 보호망이 될 수 있다는 단편적인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게시글을 쭉 읽어 내려가면서 마치 내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된 것과 같은 통쾌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과감한 표현과 소소한 비속어가 섞여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인 임차인의 울분과 분노가 잘 반영된 대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임대인'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얼마 전 모임에서 지인 A군은 전세사기, 역전세난 이슈에 대학 시절 오랜 기간 거주했던 전셋집 집주인 이야길 꺼냈습니다. A군은 관악구 일원 한 빌라에 반전세로 자취했는데요, 무려 6년 넘게 거주했던 전셋집에서 좋은 추억이 많았다고 합니다.

A군은 "빌트인 냉장고가 고장이 나 고민하다가 집주인에게 이야길 꺼냈는데, 좋은 거로 사서 바꾸고 영수증만 보내달라는 문자가 왔다"고 했습니다. 실제 새 냉장고를 들이고 영수증을 전달하자마자 30분 만에 입금됐다고 하네요. 앞으로 뭐든 문제가 있으면 말해달라는 말과 함께요. 이후에도 집주인은 철마다 물이 새는 곳은 없는지, 동파 피해는 없는지 세심하게 관심을 가졌고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 많이 거주하는 것을 고려해 보증금과 월세를 A군이 사는 동안은 단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1년 전까지 강서구 일대 한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했던 지인 B씨도 과거 집주인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등기부등본도 깨끗했지만, 계약 초기 단계부터 꼼꼼하게 설명해줘서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리모델링을 끝낸 집이었는데 아이가 있어 만약 벽지가 더러워지면 이사할 때 원복하겠다고 밝히자 거실 벽면 한쪽을 낙서가 자유롭게 가능한 화이트보드로 바꿔줬습니다.

B씨는 "적지 않은 전세금이었지만 아무래도 세 들어 살다 보니 걱정이 많았는데 집주인의 배려에 편한 마음으로 거주할 수 있었다"며 "이사 나갈 때는 임대인이 '깨끗하게 잘 살아줘서 고맙다'는 따뜻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악의적인 전세사기로 선량한 세입자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하고, 당연한 의무를 하지 않고는 전세금 반환에 나 몰라라 하는 임대인들의 사례가 이처럼 선한 집주인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또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약속한 각자의 책임과 의무를 성실하게 다하고, 개인 간 맺어진 계약이지만 앞으로의 피해를 막기위해 마련된 정부의 정책과 관심도 전세시장 정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합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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