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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SG증권發 폭탄매물에 증시 '휘청'…연이은 하한가 이유는?


삼천리·선광·서울가스 등, 이틀 연속 하한가
증권가 "신용잔고 급증, 주가 변동성 확대 대비 필요"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대량 매물에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전날(24일)부터 이어진 갑작스러운 대량 매도 물량에 일각에선 외국계 증권사를 이용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몰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평소 거래량이 적은 종목들 위주로 주가조작을 해왔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융감독원도 나섰다. 금감원은 최근 주식시장 이상 과열을 악용한 불공정거래를 적극 단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5일 오전 11시 50분 기준 다우데이타는 전일 대비 30% 하락한 2만1천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천리와 선광,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세방 등도 29%대로 급락하면서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SG증권발 대량 매도로 관련 종목들이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했다.  [사진=아이뉴스 포토DB]
SG증권발 대량 매도로 관련 종목들이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했다. [사진=아이뉴스 포토DB]

◆ 신용잔고비율 10%대 이른 종목들, 원인은 CFD?

해당 종목들의 공통점은 전날 모두 SG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 매도 물량이 나오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이다. 다올투자증권과 하림지주도 전날엔 SG증권 창구에서 매도 물량이 나와 모두 하한가였지만, 이날은 하한가를 면했다. 다만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갑작스러운 주가 급락에 각 기업에선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다올투자증권은 "신용 잔고물량이 많았는데 이익 실현을 위해 매물을 내놓은 것 같다"며 "회사 내 악재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을 비롯한 SG창구발 대량 매물 종목 중 일부가 신용잔고비율이 10%가 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CFD가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G증권을 통해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SG증권과 계약을 맺은 CFD 계좌에서 담보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가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CFD는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거래 방식이다. CFD 계좌는 40%의 증거금으로 매수·매도 주문을 낼 수 있다. 종목에 따라 최대 10배까지 레버리지 활용도 가능해 주가 변동에 더 취약하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재산을 가진 개인에 한해 CFD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차액결제 특성상 '개인 공매도'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며 신용잔고 비율 변동에 따라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반대매매는 고객이 증권사의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난 후,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고객의 의사와 관계 없이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 처분하는 매매를 뜻한다.

최근 신용융자 잔고가 20조원을 넘긴 상황에서 CFD 계좌에 롤오버, 만기 연장에 실패하자 매물이 시장에 쏟아졌다는 해석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주가 조작설을 제기했다. 이날 JTBC는 하한가 8종목 가운데 적어도 6개 종목이 주가조작에 연루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주가조작 세력은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고 사전에 가격을 모의해 주식을 사고파는 이른바 '통정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비정상적 주가 상승, "하락 불가피"

전문가들은 SG증권 창구에서 대량 매도된 종목 중 일부가 그간 비정상적인 상승세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 동안 삼천리와 서울가스의 주가는 수급 영향으로 이상 급등했다"며 러·우 전쟁으로 인한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한 이후 수혜 종목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매입을 시작했지만,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도시가스 사업은 연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천연가스 소매가격은 도매가격에 연동해 결정되기 때문에 도시가스 회사가 인식하는 영업이익의 변화는 없었으며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만한 실적 개선 근거도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전기·가스 유틸리티 섹터는 정부의 규제와 매출액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를 뚫기 어려우나, 이날 기록한 하한가에도 불구하고 이미 1.4배를 넘었다. 나 연구원은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단언했다.

◆ "급매 현상 증폭될 수 있어" 우려하는 증권가

증권가에선 신용융자잔고가 20조원을 넘어선 만큼, 레버리지 부담이 커져 SG증권발 대량 매물로 인한 주가 하락이 타 종목까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공여, 잔고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주가 하방위험이 발생할 경우 급매 현상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며 "펀더멘털이 아닌 단순 수급으로 주가의 비이상적인 움직임이 나타나면 결국 수급 변동성 확대로 가격조정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운증권 연구원 또한 "하림지주, 대성홀딩스 등 8개 종목이 동반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특정 외국계 창구를 통해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왔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수급 교란 요인이 작용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스닥 신용잔고가 연초 7조7천억원대에서 4월 말 현재 10조5천억원대로 약 3조원 가까이 급증해있다"며 "900선을 상회했던 지수가 3일 연속 급락하며 고점 대비 6% 넘게 하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됐음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레버리지성 베팅으로 유입된 수급이 유발하는 코스닥의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일부 종목이 CFD 관련 이슈로 하한가를 기록했다"며 "레버리지를 이용한 급등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급격한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관련 이슈로 일부 종목의 급락이 발생하며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 경고장 날린 금감원 "투자자 보호에 만전 기할 것"

CFD 계좌가 어떻게 손실 구간에 진입했는지, '통정거래'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열린 임원회의에서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감시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도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부당권유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들어 코스닥을 중심으로 2차전지 등 미래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되고 있다"며 "테마주 투자심리를 악용한 불공정거래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사 부문을 중심으로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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