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된 지 한 달이 지났다. 당초 업계에선 애플이 애플페이를 내세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점유율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기존 애플 유저들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빠르게 늘며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21일 '애플페이'를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애플페이가 한국 시장에 도입된 것은 지난 2014년 글로벌 출시 이후 9년여 만이다.
그간 아이폰 등 애플 유저 사이에서는 애플페이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지만, 인프라 문제로 도입이 늦어졌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지는데, 국내 카드결제 단말기는 대부분 마그네틱보안전송(MST)이나 집적회로 스마트카드(IC)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페이 도입으로 단말기 보급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용처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현재 120여 개 브랜드가 전용 단말기를 도입했고, 10만 개 이상의 매장에서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이 약 300만 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애플은 간편결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를 중심으로 가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서다. 실제 애플페이는 출시 3주 만에 가입자 2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애플페이와 협업한 현대카드 역시 애플페이 효과로 신규 회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 수는 20만3천 명으로, 전업 카드 8개사 중 가장 많았다. 현대카드의 전월 신규 회원 수(11만6천 명)와 비교해도 2배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내년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15%까지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편 결제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가 47.9%, 신한플레이 등 금융회사가 26.8%,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가 25.3%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애플페이 도입을 두고 간편결제 시장은 물론 스마트폰 시장 판도 변화에 주목해왔다. 애플이 '애플페이'를 내세워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혀나갈 것이란 관측에서다.
애플은 꾸준히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결과, 애플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지난 2020년 20.2%, 2021년 20.9%, 2022년 22.0%로 확대됐다.
하지만 업계 예상과 달리 애플페이 도입에도 아이폰 점유율은 큰 변화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애플페이 사용처가 제한적인 데다, 갤럭시 이용자들이 이미 삼성페이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아이폰으로 갈아탈 이유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애플페이 도입에도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제 단말기 도입이 확대돼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페이가 스마트폰을 교체할 만한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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