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모두가 좋아할 캐릭터보다, 조금 뾰족하더라도 매력있는 캐릭터를 구축하려 했습니다."
최근 서울 구로구 넷마블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배민호 엠엔비(MNB) 대표는 '양파쿵야'의 인기 비결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넷마블 콘텐츠 마케팅 자회사 엠엔비가 기획한 '쿵야 레스토랑즈'는 과거 냉장보관됐다 돌아온 양파쿵야가 바쁜 현대사회에서 '쿵야 레스토랑'를 성공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프로젝트다.
넷마블이 2003년 선보인 쿵야는 야채·과일·주먹밥 등을 테마로 한 친환경 캐릭터로 '쿵야 어드벤처', '쿵야 캐치마인드 모바일' 등에 등장했다. 엠엔비는 이들 게임에서 부가적이었던 쿵야를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캐릭터성을 구축해 '현대판 쿵야'로 재해석하는 데 성공했다.
양파쿵야는 최근 각종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 투박한 폰트와 맞춤법, '맑은 눈의 광인(알 수 없는 광기가 느껴지는 인물)' 캐릭터 등 특유의 솔직함과 B급 감성이 MZ세대의 공감을 얻으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양파쿵야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하루 만에 인기 1위를 달성했으며 최근 열린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에서는 10일 연속 '오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배 대표는 양파쿵야의 인기에 대해 "둥글고 착한 캐릭터는 모두가 좋아할 수는 있지만 질리기도 쉽다"면서 "그래서 조금 뾰족하더라도 매력있는, 소위 '킹 받는(열 받는)' 페르소나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고 여기서 나온 여러 줏대, 고집 있는 표현들이 공감을 샀다"고 분석했다.
작년 1월부터 준비해 4월 첫선을 보인 인스타그램 계정은 1년 만에 11만 팔로워를 확보하며 성장했다. 엠엔비는 이후 1차적 IP 확장 전략으로 백화점·편의점·명품 콜라보와 카카오톡 이모티콘 등 4가지 방식을 계획했다.
배 대표는 "인스타그램 이용자분들의 애정이 카카오톡 공간으로도 확산이 됐고, 백화점 팝업스토어는 팬들이 직접 오프라인에서 캐릭터들을 만나고 경험하고 소유하는 경험이 됐을 것"면서 "앞으로의 콜라보에선 음료수나 간식 등 일상적인 상품를 통해 더 친숙하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캐릭터는 투박해 보여도 콘텐츠 면에선 실제 양파쿵야가 운영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의 '과몰입'을 유도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파쿵야가 직접 소통을 하는 듯한 진정성 있는 세계관 콘텐츠를 선보이려 하고 있다"면서 "많은 콘텐츠가 이용자 반응과 댓글, 의견들로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신메뉴 이름 짓기'와 같은 참여형 이벤트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쿵야로 시작한 IP 비즈니스, '새로운 표준' 개척이 목표"
엠엔비는 2016년에 설립돼 넷마블, 구글, 나이키, 삼성전자 등을 비롯한 파트너사의 광고 대행에 더해 자체 IP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넷마블의 콘텐츠 마케팅 자회사다. 배민호 대표는 2011년 CJ 그룹 미디어마케팅팀으로 입사해 2014년부터 넷마블 뉴미디어팀을 이끌며 넷마블 게임의 SNS, 온라인 마케팅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배 대표는 "IP 비즈니스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보는 게 목표로, 쿵야 IP라는 원석을 잘 육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러한 사례들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IP 사업은 포켓몬스터, 슬램덩크 등 게임·광고·애니메이션·만화에 걸쳐 수많은 형태로 세대를 아우르며 확장,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어 "자체 콘텐츠를 내보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겠지만, 다양한 플랫폼과 파트너를 맺는 콜라보 자체도 시너지를 창출하는 콘텐츠 전략"이라면서 "현재도 여러 콘텐츠 플랫폼과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그는 '캐릭터의 힘'을 강조했다. 배 대표는 "실제 인물과 달리 캐릭터는 리스크가 적고 확장성이 크고 변화도 용이하다"면서 "쿵야의 인기에 자만하지 않고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민하면서 사랑받는 IP가 되도록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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