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아워홈 오너 일가의 배당금 전쟁에서 구지은 부회장이 승리하면서 당분간 순조로운 경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분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워홈은 4일 주주총회를 열고 30억원의 이익 배당 안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한도 보수액 승인의 건 등을 가결했다.
이날 주목된 안건은 배당안이다. 주주총회에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제안한 2천966억원, 장녀 구미현씨가 제안한 456억원, 구지은 부회장(회사 측)이 제안한 30억원 등 3가지 배당안이 다뤄질 예정이었다. 구 부회장은 현장에 참석했고, 구 전 부회장, 미현씨 명진씨는 참석하지 않은 채 대리인을 세웠다.
배당안이 3건으로 나뉘면서 어떤 안건이 처리될지 불투명했다. 아워홈은 현재 1남 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데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지분의 합이 50%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회사를 이끌고 있는 삼녀 구지은 부회장이 20.67%, 차녀 구명진씨가 19.6%, 장녀 구미현씨가 19.2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 제안이 아닌 나머지 두 건이 통과되면 아워홈은 경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다.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배당금 액수가 지난해 아워홈 순이익인 약 255억원에 비해 턱없이 높아서다. 2021년 기준 아워홈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2천240억원보다도 많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극적인 상황 연출로 회사 측이 제안한 30억원의 배당안이 가결되면서 회사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미현씨가 주총 시작 전 자신이 제안한 배당안을 철회하고 구 부회장 편에 서면서다. 구 전 부회장은 주총 시작 후 자신의 안건을 철회 후 당초 미현 씨가 제시한 금액인 456억원의 수정 안건을 올렸다.
회사 측이 제안한 배당 총액 30억원 안건이 60%가량의 찬성을 얻으며 통과됐고, 구 전 부회장의 안건은 자동으로 폐기됐다.
업계는 미현씨의 배당안 철회가 의외라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021년 미현씨가 명진, 지은씨와 의결권 공동 행사 협약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당시 세 자매는 이사 선임과 배당 제안 등에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이때 미현씨는 동생들과 함께 21명의 신규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과반수를 채우고 오빠인 구 전 부회장을 해임했다.
고배당에 대한 사회적 비판에 몸을 낮춘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이날 오전 아워홈 노동조합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직원들은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데 오너가는 배당금 전쟁을 펼친다"고 규탄하기도 했다.
아워홈은 2019년 456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고,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낸 2020년에는 이보다 약 70% 늘어난 776억원을 배당했다. 당시 구본성 전 부회장이 229억원, 구지은 부회장이 160억원, 미현씨와 명진씨는 각각 149억원, 152억원의 배당을 챙겼다. 회사가 경영난인데 오너 일가만 제 몫을 챙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아워홈의 매출액 추정치는 전년 대비 5.12% 신장한 1조8천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같은 기간 121.7%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당기순이익은 255억원이다. 하지만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 계획은 없다.
한편 구 전 부회장은 지분 매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021년 보복 운전 논란으로 유죄를 확정받은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아워홈 재직 시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피소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지난해에도 구 전 부회장은 지분 매각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주총에서 배당금 제안을 한 만큼 말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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