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 결과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농수산물 수입 의혹 등을 두고 정부의 '대일 굴욕외교'를 주장하는 데 집중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일외교가 윤 대통령의 결단임을 강조하면서 후쿠시마 관련 의혹도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안보 대정부질문에서 한일회담을 두고 "(대통령이) 일본에 호응을 구걸한 것"이라며 "강제동원 피해자가 명백히 반대했는데도 (한일회담에서) 우리 기업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을 명백히 밝히고 구상권까지도 청구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제3자 변제안)과 한일회담을 통해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와 국민 모두에 치욕을 안겼다는 주장이다.
한 총리는 이에 "어느 대통령이나 어느 정부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으면 가장 편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결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고, 그 노력을 토대로 하나하나 논의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의 거듭된 공격에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의원이 우리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복원 착수가 오히려 일본 측의 요구사항을 들어준 것이라는 취지로 지적하자 그는 "자유롭게 해야 할 무역을 건건이 서류에 도장을 받는다는 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김 의원과 잠시 다투기도 했다. 또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대해서도 "한일 관계가 미래로 향해 나아가야 하겠다는 큰 원칙에 나름대로 호응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특히 후쿠시마 관련 의혹을 크게 문제 삼았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 등은 윤 대통령이 방일 중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농수산물 수입 문제와 관련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상희 의원은 "일본이 정상회담이 끝나고 모든 얘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며 사실 여부를 추궁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는 대통령실이 '막말 논란'을 보도했던 MBC·한겨레 등에는 엄정 대응하면서 일본 언론에는 아무런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 총리는 이같은 지적에 "오염수에 대해서는 국민 안전과 과학이 최우선 순위"라며 "IAEA(국제원자력기구) 소속 기관이 (오염수 문제를) 조사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한국도 별도로 일본 정부와 협의해 조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본 언론에 대해서는 "외교채널로 우리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며 "언론 대응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대한민국의 분명한 입장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사의 문제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한 총리는 '대통령이 총리와 안보실장 거취 문제를 상의했느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 "각료에 대한 임명이나 제청에 대해서는 국무총리가 협의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다만 이건 대통령실 참모 관련 문제라 용산 대통령실이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보라인 교체로 대통령 방미 일정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제가 주미대사를 했지만 그러한 인사로 국가 정책이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며 "충분히 그러한 일들을 하던 분들로 다시 임명된다면, 전체적인 절차에 큰 차질이 없다"고 덧붙였다.
4월 국회 대정부질문은 이날 정치·외교·안보 분야를 시작으로 내일(4일) 경제 분야, 모레(5일) 교육·사회·문화 분야까지 실시된다. 내일 국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쌀시장의무격리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발동이 유력해 대정부질문 공방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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