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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하림의 '치킨로드' 지향점엔 두가지가 있다


도계부터 제품화까지 전 과정 살펴보니…농업 선진화·익산형 일자리에 방점
'에어칠링' 등 기술 자신감"…계약농가와 동반성장하며 '익산형 일자리'도 챙겨
푸드테크 기업으로 원재료부터 공 들이기 나서…"동북아 식품허브로 만들겠다"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익산=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식품산업이 우리나라 농업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푸드테크'라고 하면 흔히들 푸드 업사이클링, 대체육 같은 걸 말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재료부터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공장에서 만난 하림그룹 관계자는 신선한 재료에 대한 하림만의 고집을 설명하며 식품산업과 농업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하림 익산공장에 위치한 하림 로고와 조형물. [사진=김성화 기자]
하림 익산공장에 위치한 하림 로고와 조형물. [사진=김성화 기자]

재료의 신선함은 하림이 식품업계에서 유일하게 도계부터 제품 포장까지 모든 과정을 공개하는 자신감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쟁사보다 더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 얻은 기술력으로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하림은 닭을 공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는 전용 운반 상자와 차량으로 닭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후 여타 육계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충격이 아닌 가스스터닝 방식으로 수면 상태에 이른다. 전기충격은 닭에게 순간적인 스트레스를 주며, 모세혈관이 파열돼 피가 깨끗이 제거되지 않아 미생물 번식이 쉽고 닭고기의 신선도를 떨어뜨린다. 반면 가스스터닝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선도를 제고한다.

하림 관계자는 "다른 공장에서는 살아 있는 닭을 기계에 걸어 작업하기 때문에 사람도, 닭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하림의 가스스터닝 방식은 동물복지 차원에서도 더 선진적이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얼음물이 아닌 공기냉각으로 닭고기 온도를 낮춰 신선도를 유지하는 '에어칠링'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하림]
하림은 얼음물이 아닌 공기냉각으로 닭고기 온도를 낮춰 신선도를 유지하는 '에어칠링'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하림]

'에어칠링'도 업계에서 보기 힘든 특별한 기술이다. 에어칠링은 신선함을 지키기 위해 41도인 닭고기 체온을 2도까지 낮추는 과정이다. 경쟁사가 얼음물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하림은 차가운 바람을 사용한 공기냉각 방식을 채택했다. 닭고기가 수분을 머금지 않고 냉각되기에 육즙이 빠지지 않아 풍미를 지킬 수 있다.

하림 관계자는 "에어칠링은 얼음물보다 3시간 정도 시간이 더 걸리고 비용도 높지만, 신선함과 맛은 당연히 더 뛰어나다"며 "강박적이라고 할 정도로 재료의 신선함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칠링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하림의 닭고기가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도계 후 제품화까지 익산공장에서 24시간 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견학프로그램인 하림 치킨로드에서 이 과정을 전부 확인할 수 있다.

하림 관계자는 "타사는 도계 후 제품화까지 최소 이틀, 길게는 일주일이 걸리는 곳도 있다"며 "하림의 단일 공정 시스템은 닭고기를 하루 안에 신선육은 물론 용가리 치킨, 소시지, 삼계탕 등 가공제품으로 만들기 때문에 신선도에서 타사와 차별적"이라고 강조했다.

하림 익산공장 전경. [사진=하림]
하림 익산공장 전경. [사진=하림]

재료의 신선함에 대한 고집은 계열 식품첨가물제조 전문 하림산업에서도 그대로 찾아볼 수 있다. 하림산업은 '퍼스트키친(First Kitchen)' 개념을 접목하고 있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각 가정의 주방이 조리기능을 최소화하면서 음식을 간단히 데워먹거나 바로 식사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퍼스트키친은 조리를 담당하는 첫 번째 공간으로서 하림산업을 의미하며, 가장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해 최고의 맛을 내겠다는 식품철학이다"고 전했다.

여기서 하림그룹의 '삼장통합' 경영이 돋보인다. 삼장(三場)은 농장과 공장, 시장을 의미한다. 생산에서 가공, 유통, 판매 부문에 이르기까지 함께 경영을 해야 재료의 신선함부터 제품의 맛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림은 일선의 식품기업들이 삼장경영의 시작점인 농가를 이끌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더미식 제품을 개발할 때 인근 농장에서 공급 받은 채소가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재료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농장들과 협업을 진행했고, 농장들도 이전보다 크게 향상된 농작물을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림그룹이 농가를 이끌자 동반성장으로 이어졌다. 2001년 4천억원이던 하림의 매출은 지난해 1조3천429억원까지 성장했다. 이 기간 5천만원도 되지 않던 하림 계약농가의 평균 순수익은 지난해 1억5천600만원까지 증가했다.

하림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 식품 수출액이 120억 달러(약 15조원)로 역대 최대라고 하지만, 그 몇 배를 미국과 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게 현실이다"며 "미국과 같은 큰 시장과 경쟁을 하기 위해선 더 좋은 원재료를 생산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림그룹은 올해 하반기 익산공장 물류센터를 완공해 내년 1분기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향 사업(B2C)까지 강화하면 하림그룹의 삼장경영 체제가 더욱 힘을 받는다.

식품기업과 농가의 동반성장은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도달한다. 하림그룹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익산 지역에 5천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제공했다. 익산시는 이에 보답하고자 2020년 익산역에서부터 하림지주 본사까지 1.9㎞에 이르는 거리를 '하림로'라고 명명했다.

하림그룹의 지역경제 활성화는 익산시와의 '익산형 상생일자리 협약'을 통해 계속된다. 하림그룹은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제4산업단지에 2027년까지 3천773억원을 투자하고 63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익산형 일자리는 식품산업을 기반으로 한다"며 "익산의 곡창지대에 자리잡은 하림그룹이 익산을 동북아 식품허브로 만들어 '식품은 익산'이란 인식을 심어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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