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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SM 포기한 하이브, "해외 레이블 인수 추진…배당은 내년부터"


"주총 분위기 좋았지만…문제는 주가"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가 제1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과 만나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 철회로 손실을 입은 것이 아니냐는 주주들의 질문에 "손실은 아니"라고 답변하며 향후 하이브의 성장 전략도 전했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서는 제18기 하이브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제18기 하이브 정기주주총회가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사진=김지영 기자]
제18기 하이브 정기주주총회가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사진=김지영 기자]

박지원 CEO는 이날 주총에 참석해 SM 인수를 포기함으로써 손실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손실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카카오 공개매수에 참여해 44% 정도 15만원에 매각했다. 내부적으로 9만7천원, 블렌딩 기준 9만2천원~3천원은 적자를 보지 않은 선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평가 손실을 최소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감사보고와 영업보고, 내부 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가 보고됐다. 작년 재무제표 승인과 주주 배당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자본준비금 이익잉여금 전입, 김병규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승인 등이 의결됐다.

하이브의 주주 배당정책은 오는 2024년부터 실행될 전망이다. 이익잉여금의 전입이 이뤄져야 배당이 가능하기에 내년도 감사보고서 이후 정기 주총을 통해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SM 인수 철회가 배당에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질문에 박 대표는 "작년 주총 이후 저희는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도 2024년부터 (배당이)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SM 인수 철회가 배당 정책과 관련이 있지는 않다고 부인했다.

하이브는 SM 인수를 포기하면서 카카오와 약속한 플랫폼 협업 관련해서는 "조만간 세부적인 내용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이브 주주가치 제고뿐 아니라 SM엔터·카카오와의 협력관계를 공고화해서 시장에 빠른 시간내 설명할 자리를 가질 것"이라 덧붙였다.

하이브는 SM 인수를 포기하는 대신 해외 레이블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규모를 키울 예정이다.

박 대표는 "경기가 하반기로 접어들면 자산의 가격이 조금 더 싸져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계속 모색하고 있다"며 "인수 규모는 저희가 소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보고 있다.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구체화되는 대로 공시 자료를 통해 알릴 것"이라 전했다.

레이블 장르도 계속해서 범위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의 경우 팝이 가장 크고 어반, 힙합, 라틴팝 등이 그 다음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박 대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장르에서 레이블 기능들을 강화하려 고민 중이라면서 "어반, 힙합, 라틴팝을 중심으로 계속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팬덤 커뮤니티 플랫폼도 언급했다. 그는 "위버스는 지속 성장 중"이라며 "3월 위버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추산하면 대략 1천만명"이라고 알렸다.

또한 위버스를 통해 판매되는 굿즈의 퀄리티를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고민 중이라고 첨언했다. 그는 "배송에 대한 불만이 있는 편이라 '예약 주문' 등을 고민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배송 시간을 단축하고, 로지스틱스(물류)를 개선해서 빠르게 고객들에게 전할 것"이라 약속했다.

그러면서 "커머스는 오픈 플랫폼으로 가져갈지, 내부 생산해서 퀄리티를 높일지 여러 팀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CEO는 작년이 하이브에겐 큰 변곡점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방탄소년단(BTS)이 입대 선언을 할 때만 하더라도 회사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며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대단히 많이 했다. 세 팀이 데뷔를 했고 대단히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BTS는 아직도 건재하고 솔로 활동을 확장하고 있다"며 "세븐틴이 일본을 중심으로 급성장했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이 대단히 큰 성장을 했다. 4세대 걸그룹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르세라핌과 뉴진스 모두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만족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18기 하이브 정기주주총회가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사진=김지영 기자]
제18기 하이브 정기주주총회가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사진=김지영 기자]

한편, 주주들 역시 이날 주총 내용에 만족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주가 부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50대 주주 A씨는 "어느 주총장에서나 있는 일반적인 답변을 들었다. '열심히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하고 있는 일 충실히 다하고 있다'는 답변이 주였다"며 "다양한 질문들을 잘 받아주고 대답도 성실하게 해주셔서 감사했다. 주총 분위기도 전체적으로 좋았는데 문제는 주가"라고 짚었다.

이어 "하이브의 가능성을 보고 매수를 했다. 아직 매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SM 인수전도 지켜봤다"며 "하이브를 믿고 기다려보고 싶은 마음에 매도하지 않았다. (주가를 위해서도) 하이브가 더 커야만 하고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또 다른 20대 주주 B씨는 주총 참석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이었지만 생각보다 대표님께서 질문에 대답도 친절하게 해주시고, 개인적으론 주총이 끝나니 더 신뢰도가 올랐다. 기분 좋게 다녀온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주주들의 질문에 소상하게 설명하려 해주시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저는 되게 믿음직하게 느꼈고 감동적"이라고 표했다.

B씨는 SM 인수전을 지켜보면서 주주로서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지만, 결국 인수전에 발을 빼는 게 옳은 결정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브가 SM을 인수하려고 한다는 기사를 보고 놀랐다. 기대도 있었는데 카카오도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재무적인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되더라"며 "경영진분들이 어떻게 결정하실지 좀 관심 있게 지켜봤다. 현명한 판단을 하실거라 믿고 있었다. SM 인수 철회도 잘한 결정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작곡을 하고 있다고 밝힌 B씨는 음반업계에 종사하고 있어 배우려는 마음으로 하이브를 매수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국 음악시장의 가장 큰 회사니까 어떻게 경영을 하는지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시혁 의장이 케이팝(K-POP)의 성장세가 명확하게 둔화되고 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또 K-POP의 K를 희석해야 하고 그만큼 글로벌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선 동의한다"며 "그래서 해외 레이블을 인수하려는 것도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대로 경영진들이 경영을 잘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바랐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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