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첨단 AI 개발을 6개월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년 전부터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AI의 등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가운데 최근 과열된 양상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단체 '삶의 미래 연구소(FLI)'는 오픈AI의 GPT-4를 뛰어넘는 첨단 AI 개발을 일시 중단하자는 공개서한에 저명인사 1천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해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 개발사인 스테빌리티.AI의 에마드 모스타크 CEO, 에번 샤프 핀터레스트 CEO,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유발 하라리 등이 서명했다.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컴퓨터과학과 교수, 알파벳 산하 AI 기업 딥마인드 연구진 등 유명 AI 전문가도 서명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강력한 AI 시스템은 그 효과가 긍정적이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간과 경쟁하는 AI가 사회와 문명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해 설명하고 이런 첨단 AI 개발 중단을 신속하게 할 수 없다면 규제 당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AI의 등장에 대한 우려는 수년 전부터 있었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2015년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AI 컴퓨팅 기술이 극도로 발전할 경우,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수십 년 후엔 초지능(Super Intelligence)에 대한 우려가 생각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는 오픈AI의 AI 챗봇 '챗GPT'라는, 일반인도 일상에서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며 AI 주도권 선점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AI 기술 개발이 불러올 수 있는 부작용, 악용·오용 사례 증가에 대한 우려도 지속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장병탁 서울대학교 인공지능(AI) 연구원장은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데다 최근에 과열되고 있는 양상에 대한 경고성 행보"라며 "AI가 인간이 하는 질문을 이해한 것처럼 보이는 문제부터 기술적인 부분까지 해결할 문제들이 여전히 있는 만큼 과장이나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서명이 AI 주도권을 가진 오픈AI와 이를 따라잡으려는 기업들의 신경전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오픈AI의 AI 개발을 멈추게 하고 그 틈을 타 빠르게 추격하려는 속셈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서명엔 구글과 딥마인드 같은 기업 관계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FLI 측에 따르면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서명하지 않았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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