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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경쟁서 낙오된 日…中 공세 속 韓 전략은


日 중대형 OLED 제조사 파산 신청…"中 가격 앞세워 추격, 韓 초격차 기술로 승부해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국이 주도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따라잡기 위해 일본 정부 주도로 소니, 파나소닉 등이 손잡고 만든 'JOLED'가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한 때 '일본 디스플레이의 자존심'으로 여겨졌지만, 한국과 중국의 기세에 눌려 일본이 OLED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 당한 분위기다.

JOLED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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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업계에 따르면 JOLED는 지난 27일 도쿄지방법원에 민사재생 절차를 신청했다. 민사재생 절차는 한국의 법정관리와 비슷한 절차로, 사실상 파산 조치를 뜻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JOLED는 패널 생산과 판매에서 모두 철수할 예정으로, 일본 내 OLED 패널 공장 2곳이 문을 닫고 약 280명이 해고될 예정이다. 보유 기술은 일본의 애플 납품업체인 재팬디스플레이에 이전된다.

전체 직원 380명 가운데 연구 인력 약 100명은 재팬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긴다. 재팬디스플레이는 JOLED의 지식재산권과 노하우를 확보해 성장 전략을 확대하고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JOLED는 지난 2015년 소니와 파나소닉의 OLED 사업부가 통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패널 시장을 선점한 한국 기업을 추격하기 위해 일본 경제산업성 소관의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가 75%를, INCJ가 세운 액정표시장치(LCD) 기업 재팬디스플레이(소니·히타치·도시바의 중소형 LCD 사업부 통합)가 15%를 출자했다. 나머지 10%는 소니와 파나소닉이 절반씩 맡았다.

이들은 저비용 제조 방식으로 제품을 양산해 한국에 반격을 가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한 채 337억 엔(약 3천342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파산하게 됐다. 통상 OLED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때는 OLED 소자를 진공 상태에서 뿌려 기판 위에 입히는 증착 방식을 사용하지만, 일본 내 유일한 중대형 OLED 패널 제조사였던 JOLED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생산 비용을 줄이고자 했다.

이 탓에 JOLED는 2021년 봄부터 제품 양산에 들어갔으나 품질이 불안정하고 불량률이 높아 시장의 외면을 당했다. TV용 대형 패널을 개발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20~30인치 모니터용 OLED 패널 제품만 생산했다. 일본 자동차 기업과도 차량용 OLED 패널 공급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시장 악화와 자금 부족, JOLED의 생산성 악화 등의 여파로 무산됐다.

결국 26년 전 세계 최초로 OLED TV를 만든 일본은 한국과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OLED 시장에서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현재 JDI가 소형 OLED를 생산하고 있지만 일부 워치용 패널을 제외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업계 관계자는 "원천 기술에서는 일본이 앞섰지만 제조 기술에 투자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OLED 시장을 개척해서 성과를 올린 것은 한국"이라며 "우리나라처럼 LCD로 수익을 거두고 이를 OLE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지 못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LG디스플레이 모델이 투명 OLED가 지하철 창문에 탑재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 모델이 투명 OLED가 지하철 창문에 탑재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

JOLED의 퇴장으로 일본은 OLED 패널 경쟁에서 사실상 이탈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1983년 세계 최초로 액정표시장치(LCD)를 개발했으나, 우리나라와 중국에 패권을 넘겨줬다. OLED 역시 소니가 2007년 OLED TV를 처음 상용화하며 기술력을 과시했지만 지금은 TV 등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95%를 한국이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 LG를 중심으로 독주 체제를 갖춘 한국도 안심하긴 이르다. 앞세워 중소형 패널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패널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업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매출액 기준 패널 점유율은 한국이 80.6%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중국이 18.0%를 기록했다. 한국의 우위가 월등하지만 격차는 2020년 73.8%포인트에서 지난해 62.6%포인트로 10%포인트 이상 줄었다는 점에선 위협 요소다.

특히 9인치 미만 중소형 패널에서는 한국이 78.2%, 중국이 20.1%로 격차는 더 줄어든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는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이 올해 한국 61%, 중국 3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의 1, 2위 패널 업체인 BOE와 CSOT는 중소 업체들을 흡수 합병하면서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국내 업체의 인력과 기술을 합법·불법을 가리지 않고 빨아들이면서 기술 격차 또한 급속도로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위태로운 모습이다. 특히 TV 수요 부진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이 크게 위축하면서 LG디스플레이는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 행진을 기록,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역시 8천896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7일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차입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대형 OLED 시장에 진입한 삼성디스플레이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대형 OLED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함에도 TV 시장이 위축돼 투자를 늘릴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2% 줄어 약 971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천억 달러 미만으로 축소되는 것은 5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위협이 당장 격차를 없앨 정도는 아니지만 방심한 틈에 결국 시장을 내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전례를 되풀이 할 수 있다"며 "기술 격차가 어느 정도 나더라도 가격이 훨씬 더 싸다면 중저가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중국산을 쓰려고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도 더 이상 점유율이 높다는 것에 안일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기술 탈취로 중국이 성장했다는 것을 고려해 앞으로는 폴더블, 투명, 스트레처블 등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격차를 벌리고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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