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종희 DX부문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먹거리로 '로봇'을 지목하고 향후 관련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 부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 '비스포크 라이프'에서 "로봇 사업 확대에 총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로봇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이를 주력 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움직임에 본격 나섰다. 연내 첫 번째 로봇 출시를 앞둔 가운데 최근 추가 지분 투자에 나선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삼성맨'을 투입하면서 인수합병(M&A)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상태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로봇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 보통주 91만3천936주를 주당 3만400원에 장외 매수했다. 지난 1월 지분 10.22%를 590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이번에 278억원 규모 추가 매입해 지분 14.99%를 확보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분을 59.9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계약도 맺어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사실상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여기에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윤준오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으로, 이 역시 인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다.
윤 부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 전략팀 담당임원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사업지원TF 담당임원과 네트워크사업부 기획팀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20년 12월부터 기획팀 부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로, 국내 최초로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한 KAIST 휴머노이드 로봇연구센터팀이 2011년 2월 분사해 창업한 기업이다. 지난 2021년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으며 지난해 매출은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한 부회장은 이날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추가 매입 배경 및 로봇 사업 관련 전략에 대해 "로봇을 또 하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갖고 가겠다고 주주총회 때 말씀드렸다"며 "그 방향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리서치는 삼성 로봇 플랫폼을 만들려고 하고, DX에선 로봇사업팀이 움직이고 있다"며 "협동 로봇을 비롯해 많은 분야에서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고, 올해 'EX1' 제품 출시도 준비 중으로 (로봇 사업에) 총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에 이처럼 집중하는 것은 이재용 회장의 의지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지난 2021년 8월 미래 신사업 분야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는 그 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켰다. 지난달에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매니저 출신 권정현 상무를 삼성리서치로 영입하고 로봇센터의 로봇인텔리전스팀을 총괄하도록 하며 관련 조직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를 책임지는 반도체 외에도 신사업을 통해 미래 준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 간 협력 관계가 향후 더 강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현재 이족·사족·협동로봇 등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만큼, 올해 삼성전자가 선보일 운동 보조 로봇 'EX1'과 관련해 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EX1' 로봇을 내놓는 데 이어 향후 집안일을 도와주는 가정용 로봇 등도 선보이며 로봇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 15일 개최된 제54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향후 본격화할 로봇 시대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화해나가겠다"면서 "다양한 로봇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강화하고 고객 생활에서 유용함을 체험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확대할 것"이라며 로봇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협동로봇을 활용한 삼성그룹 내 스마트팩토리 등 자동화 추진과 양사 기술 협력을 통한 로봇 제품 개발이 지분율 확대의 주요 동인으로 추정된다"며 "인수 합병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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