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윤경림 KT 차기 대표의 운명이 걸린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윤경림 선임에 국민연금이 사실상 반대하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주총 현장서 'KT 지지' 의사를 단체 행동으로 밝힐 예정이다. 해외 주주들의 표심에 영향력이 있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도 KT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국민연금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16일 KT주주모임 매니저(운영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조만간 주주들과 의견 조율을 통해 주총 현장에 참여해 KT지지 의사를 적극 밝힐 예정"이라며 "다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주총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주주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주주들이 주총 주요 안건에 찬성 의사를 밝히기 위해 단체 행동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KT주주모임은 16일 오전 기준 1천470여 명의 KT 주주들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다.
앞서 KT이사회는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차기 KT 대표 후보로 낙점했다. 구현모 현 KT 대표의 임기는 31일 정기 주총을 기점으로 끝난다.
국민연금은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KT 지분 10.13%를 보유한 KT 최대주주다. 국민연금은 앞서 KT CEO 인선 절차에 대해 "경선 기본원칙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어 윤 후보 선임 등에 대해 반대 표심이 예상된다. KT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던 2··3대 주주 현대차그룹(7.79%)과 신한은행(5.48%) 또한 지분법상 국민연금에서 자유롭지 못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지난해 말 기준 KT 지분 57.36%를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 표심이다. 1~3대 주요 주주 지분을 합산한 수치(지분율 23.4%)를 두 배 이상 웃돈다. 글로벌 의결권 양대 자문기관인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도 윤 후보 선임안 등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한 상황이어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소액주주들과 일치된 견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KT주주모임 관계자는 "사실 500만 주만 채우더라도 대단한 성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KT 소액주주들의 참여 열기는 생각 이상으로 뜨거웠다"며 "아직 인증(주식수)을 안하신 주주들에게서도 주총 현장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쪽지가 온다. 본인이 직접 가서 마이크를 잡겠다고 의견을 주신 주주님도 계셨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41기 KT 정기 주총은 31일 오전 9시 KT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개최된다. 이날 현장에서는 주총 외에도 각종 기자회견·집회 등이 예정돼 있다. KT 소수 노동조합인 KT새노조는 당일 오전 8시께 주총장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KT노조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KT노조 산하 전국민주동지회도 행사장 안팎에서 집회를 열고 노동조합 정상화 등을 주장할 방침이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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