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4일 내년 총선 공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며 본격적인 총선 대비에 돌입했다. 당내 공천 우려에 '탕평인사' 해법을 낸 이재명 대표가 '공천룰' 문제로 리더십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총선 공천 TF의 첫 회의에 직접 참석했다. 시작부터 TF 소속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한 그는 공천 우려와 관련해 "내년 총선 준비에 있어 당내 누구나 수긍하는 공천 시스템을 준비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며 "공천이 대체로 갈등의 과정이지만, 가능하면 축제의 과정으로 당세가 확장되고 국민 지지를 추가로 늘리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천TF 단장을 맡은 이개호 의원도 "모든 후보가 공감하고 동의할 제도 만들어 결집력을 높이겠다"며 '공정한 공천'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 승리가 민주당의 가장 최고선이자 가치"라며 "총선 승리를 위해 모든 판정 기준을 경쟁력에 두겠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공천 우려 불식을 위한 이 대표의 고심은 TF 구성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단장·부단장을 맡은 이개호·정태호 의원은 모두 이낙연계 출신이며, 총 11명의 TF 위원 중 문진석·이해식 의원을 제외한 조승래·송옥주·맹성규·고영인·김영배·이소영 의원, 배재정 전 의원 모두 비명계다.
이 대표의 '탕평인사'에 일부 비명계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친문(친문재인)계 중진인 전해철 의원은 전날(13일) "공천제도에 당내 여러 사람의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이 대표의) 약속이 실현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으며, 강훈식 의원도 같은날 "지난번 체포동의안 이후의 첫 번째 인사라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대표를 맡은 당내모임 '더좋은미래'는 내일(15일) 이 대표와 간담회도 갖는다.
그러나 공천 관련 우려가 완전히 불식된 것은 아니다. 당내 정치혁신위원회(혁신위)에서 공천 시 권리당원 여론조사·당내 장외투쟁 참여율 등의 반영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천 혁신안은 강성 지지자의 비호를 받는 친명·강경파 의원들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F는 우선 이해찬 전 대표 시절 마련한 '시스템 공천'을 계승하는 것으로 공천룰 가닥을 잡았다. 문진석 의원은 TF 첫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21대 공천룰(시스템 공천)을 준용해서 22대 공천을 확정하기로 했다"며 "이 과정에서 혁신위 안도 일부 참고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1대 총선 1년 전(2019년)에 만들어진 '시스템 공천'은 권리당원 투표와 안심번호 여론조사(50:50)로 후보자 경선을 실시하며, 여성·청년·장애인 등에게 공천 가점을 부여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공천 TF는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총선 1년 전인 내달 말까지 공천룰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진석 의원은 TF가 이달 말 TF안(案)을 확정한 후 지도부·소속 의원·권리당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4월 말 권리당원·중앙위원 투표(50:50)로 공천 특별당규(공천룰)를 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해찬 전 대표가 만든 '시스템 공천'은 당내에서 이미 상당히 정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며 "현재 지도부에도 옛 이해찬계(조정식 사무총장,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김성환 정책위의장 등)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대폭 수정하는 방향으로는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원들과 온라인(유튜브)으로 소통하며 '탕평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체포동의안 사태 이후 벌어진 당내 갈등을 겨냥해 "내부의 작은 차이로 자꾸 균열이 생기고 떨어져 나가면 손실"이라며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화합을 당부했다. 그러나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위기 때마다 선배 당 대표들은 자리에서 물러났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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