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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 1호' 尹 방일에 이재용·최태원도 '동행'…전경련 위상변화?


韓日 경제 교류·협력 활성화 기대 속 이재용·신동빈 역할 주목…전경련 합류도 관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일본을 찾는다. 공식적으로 경제 사절단을 꾸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일을 기점으로 양국 경제인 교류가 다시 활성화되며 각 기업들의 현지 사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13일 재계·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은 오는 17일 일본에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간담회)를 여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도 이날 전경련과 게이단렌이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 삼아 간담회를 여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방일 일정에 맞춰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일본 정부 초청에 따라 오는 16일부터 1박 2일간 일본을 방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재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오는 4월 말에는 미국에도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일본 등과 경제 안보 협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본격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 인근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 인근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간담회 참석 인원과 의제 등을 최종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을 탈퇴했으나, 이번에 전경련이 별도로 간담회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최 회장, 정 회장, 구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이번에 일본을 찾아 해당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전경련 부회장단에 포함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한일경제협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도 이번 일정에 함께 한다. 한화그룹에서는 부회장단 일원인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등 경제단체장도 자리한다. 일본 측에서는 게이단렌 회장인 도쿠라 마사카즈 스미토모화학 회장 등이 참석할 전망이다.

전경련이 이처럼 나선 것을 두고 재계에선 대한상의에 밀렸던 재계 맏형 자리를 되찾는 한편, 국정농단 사건으로 얼룩졌던 위상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600여 개 회원사가 400여 개로 줄었고 삼성과 SK, 현대차, LG등 4대 그룹도 일제히 전경련을 떠났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주요 행사에 초대받지 못하는 '패싱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재계 위상이 추락했다.

이에 전경련의 연간 사업수익 616억여원(2021년 기준) 중 회원사가 부담하는 금액은 15%인 97억여원에 불과한 상태다. 연간 수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던 4대 그룹이 빠지면서 수익의 대부분은 임대료(316억원)·관리비(191억원) 수익으로 유지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한일 관계 회복에 중점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 향후 민간 영역의 여러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 숙원사업인 4대 그룹의 복귀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이 지난 1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열린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이 지난 1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열린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1982년부터 매년 한일 재계회의를 열며 협력 관계를 맺어 왔는데 이번 간담회에서 한일 기업이 함께 조성할 '미래청년기금(가칭)'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청년기금은 경색됐던 양국 경제관계의 해빙 역할을 할 마중물로, 게이단렌은 1천400여 개 회원사에 조만간 기금 참여에 관한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은 강제징용 피해자에 직접 배상은 거부했다. 그러나 국내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우회 배상'을 통해 양국 경제 협력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탈탄소 사회 실현, 에너지 안보 등 양국 공통 과제를 중심으로 향후 양국 경제계 협력 사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재계 총수들은 개별적으로 관련 비즈니스가 있는 기업이나 거래선 등을 만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내 인맥이 두터운 이재용 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이번 일정에서 양국 간 경제 교류 활동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강제징용 판결 등 한·일 외교 갈등에서 비롯된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제한 파동 때 자신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법 모색에 힘을 쏟은 바 있다. 이 회장은 당시 일본 현지를 찾아 정·재계 인사와 릴레이 회동에 나선 바 있다.

이 회장은 이번에 재계 거물인 우시오 지로 우시오전기 회장을 비롯해 현지 양대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 경영진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시오 회장은 일본 재계의 유력인사이자 일본정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핵심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우시오 회장은 고(故)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형 아베 히로노부의 장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직접 구축한 인맥에다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인맥이 워낙 두텁다"며 "이번 일본 방문에서 여러 원로와 기업인들로부터 심도 깊은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오대를 졸업한 신 회장의 역할론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 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 대부터 아베 총리 부친인 아베 신타로 외무상,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총리 등과 친분을 쌓는 등 일본 내 정재계 인맥이 두텁다.

일각에선 이번 일로 각 그룹들의 현지 사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5세대(G) 네트워크'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9일 현지 이동통신사업자 KDDI의 '5G 단독모드(SA) 코어'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됐다. 요카이 토시카즈 KDDI 모바일기술본부 본부장은 "KDDI는 앞으로도 최첨단의 통신 환경과 상용망 고도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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