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신학기를 앞두고 국내외 노트북 제조사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노트북 판매 경쟁이 한껏 달아올랐다. 최근 외산 노트북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린 상황 속에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들을 쏟아내며 방어에 적극 나선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수스코리아는 지난 20일 젠북 14X OLED 등 인텔·AMD 최신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 5종을 국내 출시했다.
젠북 14X OLED는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14인치 2.8K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노트북으로, 가격은 149만9천원부터 시작한다. 화면주사율은 최대 120Hz이며 DCI-P3 색공간을 100% 충족한다.
젠북 14 플립 OLED는 360도 회전하는 14인치 2.8K OLED 터치스크린을 적용했다. 인텔 13세대 코어 i7-1360P 프로세서와 512GB NVMe SSD, 16GB 메모리 등을 탑재했다. 가격은 174만9천원부터다.
젠북 14는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와 14인치, 16대 10 비율 2.5K 화소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무게는 1.35kg이며 가격은 109만9천원부터다.
에이수스는 국내 게이밍 PC 점유율 1위 업체 답게 프리미엄 게이밍 브랜드 ROG 노트북 신제품도 선보였다. 인텔 13세대 i9 HX 시리즈 CPU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시리즈 GPU 등이 탑재됐고, 출시 제품 중 하나인 ROG 스트릭스 스카 18은 이전 모델 대비 더욱 커진 18인치 디스플레이로 대화면 게이밍 노트북 수요를 공략한다.
에이서는 지난 15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노트북 '스위프트 엣지'를 리뉴얼 출시했다. 이 제품은 16인치 4K OLED 패널이 탑재돼 있고, 무게가 1.17㎏로 휴대성을 높였다. 또 국내 노트북에는 최초로 AMD 최신형 프로세서인 램브란트+ R7 7735U CPU를 장착해 한층 강화된 성능과 보안을 제공한다. 가격은 159만9천원이다.
지난해 7월 요가 7세대를 내놨던 한국레노버는 지난 20일 '8세대 리전 프로 7i'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CES 2023에서 처음 공개된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게이밍 노트북 전용 AI칩인 '레노버 LA AI'를 탑재해 머신러닝 기반으로 최적화된 게이밍 성능을 제공한다. 국내 출시 가격은 최소 399만원부터 시작한다.
MSI코리아는 지난달 30일 240㎐ 고주사율에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벡터 GP66 12UEO를 출시했다. QHD(2560x1440) 고해상도에 400니트 밝기로 몰입감을 높인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다.
한국델테크놀로지스는 오는 3월 10일 프리미엄 게이밍 라인업 에일리언웨어 x16을 시작으로 에일리언웨어 m18·m16·x14를 4월까지 잇따라 출시한다. 올 초 'CES 2023'에서 공개됐던 제품들이다. 에일리언웨어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게이밍 노트북 델 G16도 다음달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애플도 지난 2021년 10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신제품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출시된 '맥북 프로'는 자체 개발한 노트북용 칩 M2프로와 M2맥스를 장착했고, 전작보다 배터리 수명이 더 길어졌다. 현재 사전 예약 시 3월 15일부터 무료 배송된다는 점에서 국내 출시일은 이날이 유력하다.
이에 맞서 국내 노트북 시장 터줏대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였다. 특히 국내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신작 '갤럭시북3' 시리즈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돌풍을 일으키며 '갓태북', '노태북'이란 별칭까지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공식 출시한 '갤럭시북3 프로'는 현재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삼성 공식 온라인몰 삼성닷컴에선 14·16인치의 1TB(테라바이트) 모델을 제외하곤 모두 품절됐을 정도로 인기다. 256GB(기가바이트)·512GB 모델도 재고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북3 프로 360' 역시 256GB 모델이 품절 상태다.
'갤럭시북3 프로'는 사전판매 때도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 사전판매 첫날인 지난 2일 11번가에서 판매된 갤럭시북3 프로(14인치)는 판매 시작 10분 만에 900대 전량이 모두 팔렸다. 지난 16일에는 삼성전자몰 엔씨디지텍이 네이버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한 갤럭시북3 시리즈 역시 조기 완판되며 역대급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인기는 전작 대비 가격이 저렴한 데 최신 스펙은 모두 적용돼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갤럭시북3 프로'는 사양과 저장용량에 따라 가격이 188만~289만원으로, 전작이 215만7천원부터 시작했던 것을 고려하면 28만원가량 낮아졌다. 하지만 스펙의 경우 ▲CPU(중앙처리장치)는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인텔 아이리스Xe가 탑재돼 문서 작업뿐 아니라 게임 '롤(LOL, 리그오브레전드)'을 매끄럽게 구동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노트북 신제품 'LG 그램 스타일'과 비교해도 가성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LG 그램 스타일'은 '갤럭시북3 프로'와 동일한 CPU와 GPU가 탑재됐으나, 출고가는 249만원으로 50만원 이상 더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북3 프로'의 인기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의 이름을 따 '노태북', '갓태북'으로 이 제품을 부르고 있다"며 "'갤럭시북3' 시리즈 출시로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삼성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디자인과 휴대성을 앞세운 'LG 그램 스타일'로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제품 외관에 '고릴라 글라스'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운이 강조됐고, 무게는 1.23㎏으로 같은 크기의 '갤럭시북3 프로(1.56㎏)'보다 가볍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은 80Wh로, '갤럭시북3 프로(76Wh)'보다 좀 더 많다.
업계에선 국내 노트북 시장의 '양강 구도'를 형성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작을 앞세워 외산 노트북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이 점유율을 급격하게 늘리고 있는 데다 에이수스 등 대만 업체들이 가성비 제품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서다.
실제로 한국IDC의 국내 컨슈머(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부문 노트북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애플이 8만5천711대(20.8%)로 LG전자(8만4천219대·20.4%)를 근소하게 제쳤다. 최근 2~3년간 30~40%대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던 업계 선두 삼성전자의 점유율 역시 27%(11만535대)로 쪼그라들었다.
직전 분기인 2분기에는 대만 제조사 에이수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35% 점유율로 1위를 수성한 가운데 2위 LG전자(17%·6만6천820대)를 에이수스가 15%(6만499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바짝 뒤쫓았다. 애플 역시 12%(4만8천161대) 점유율로 격차를 좁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 과반을 점유했다"며 "애플과 에이수스는 각각 한 자릿수대에서 10% 남짓한 점유율을 유지해왔지만, 지난해에는 점유율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는 신제품을 앞세워 노트북 수요 한파에서도 벗어날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노트북 출하량은 각각 101만9천 대, 61만천 대로, 전년 대비 20.6%, 25.1% 줄었다. 특히 LG전자는 노트북 성수기가 시작되는 4분기에만 34% 역성장했다.
반면 애플코리아와 에이수스코리아는 출하량이 늘었다. 애플코리아는 지난해 34만4천 대를 출하해 전년 대비 31.2% 증가했다. 에이수스코리아도 지난해 31만6천 대를 출하하며 16.6%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노트북 공급 과잉으로 대부분 업체가 막대한 재고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산 업체 강세 속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요 회복과 재고 소진을 위해 올해 어떤 전략을 내세울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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