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취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젊은층의 음주 문화에 힘입어 물을 탄 희석식보다 향과 맛이 더 뛰어난 증류식 소주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기업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앞 다투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내달 5일까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소주한잔' 팝업스토어를 잠실 롯데월드타워 야외 팝업 매장에 오픈한다. 소주한잔은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에서 증류하는 감압 증류 방식을 적용해 제조한 제품으로, 증류식 소주 특유의 풍미와 함께 누룩향과 바닐라향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증류식 소주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기획됐다. 지난해 세븐일레븐이 판매한 증류식 소주 카테고리 매출을 보면 전년 대비 3배 증가할 정도로 소비가 많았다. 소주한잔 팝업스토어에서도 입증된다. 지난 22일 출시 후 3일 만에 전체 소주·전통주 매출 5위를 기록했으며, 지난 24일부터 팝업스토어에서 매일 준비한 물량을 모두 소진할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9년 약 380억원대이던 증류식 소주 시장 규모는 2021년 450억원, 지난해 약 7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비해 희석식 소주 시장은 2019년 3조8천591억원에서 2021년 3조7천38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초 출시한 '원소주'는 증류식 소주의 인기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원소주는 팝업 매장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일주일 만에 초도물량 2만 병을 모두 판매했다.
원소주로 인기를 끌었던 GS25는 지난해 7월 대량 생산에 초점을 맞춘 '원소주 스피릿'을 선보였다. 원소주 스피릿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은 200만 병, 매출액은 260억원으로 당해 7∼9월 GS25 주류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증류식 소주의 심상찮은 인기에 주류업계에서는 너도나도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인 '일품진로'에 더해 '진로 1924 헤리티지'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진로 1924 헤리티지는 700㎖ 한 병에 10만원이라는 고가이지만 초도물량을 출시 한 달 만에 완판했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 한정판도 매해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채널도 협업을 통해 증류식 소주를 내놓고 있다. CU는 경상남도 창녕군의 전통주 양조장 '우포의 아침'에서 제조한 증류식 소주 '빛24'와 '빛32오크'를, 세븐일레븐은 소주한잔에 앞서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한식당에서 인기를 끌던 ‘토끼 소주’를 선보였었다.
에바 차우의 '키(KHEE) 소주'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SNS에 등장하며 주목 받았다. 인공 첨가물 없이 쌀과 지하 150m 천연 암반수만 사용해 증류하고, 180일 동안 옹기에서 숙성켰다. 누룩향이 강조된 다른 증류식 소주와 달리 은은한 꽃향을 강조한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은 고도주를 하이볼 형태로 섞어 마시며, 중·장년층은 증류식 소주 그대로의 향과 맛을 즐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홈술 트렌드 속에서 '나를 위해 좋은 것을 마시자'는 분위기와 함께 가격이 부담스러운 양주 대신 증류식 소주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어 계속해 관련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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