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영선 기자] LG화학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50조원대를 달성하며 신기록을 썼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 부진으로 수익성은 악화됐다.
올해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고부가 제품에 집중해 실적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또 첨단소재 부문서 양극재 출하 50% 확대와 메탈 소싱 안정화를 통해 매출 성장과 견조한 수익성 창출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 석유화학 부문 부진에 수익성 악화…올해 업황 회복 기대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석유화학 사업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정기보수 실시와 화물연대 파업 등 비경상적 요인에 더불어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31일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황 악화에 따른 석유화학 부문 부진으로 작년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LG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1조8천649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매출 50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40.4% 감소한 2조9천957억원을 기록했다.
변기대 석유화학 경영전략 상무는 "작년에는 중국 공급 과잉, 고유가, 수요 침체라는 삼중고를 겪었다"면서도 "강력한 마케팅 활동으로 POE·SAP 등 고부가 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하락폭을 축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역시 업스트림 부문 공급 과잉이 전망되나 3월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되면 수요가 반등하며 업황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석유화학 부문의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기존 제품의 저탄소 구조 전환 ▲고부가 사업 강화 ▲지속가능(Sustainability) 신사업 육성이 그것이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저탄소 기술 확보, 에너지 전환 투자 강화, 고부가·지속가능 사업에 자원을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변기대 상무는 "앞으로 석유화학 사업은 플라스틱의 고탄소 문제를 해결해야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저탄소 사업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핵심 소재·솔루션 개발에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탄소 전환의 경우 가시적 성과가 나오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분간 POE·SAP 등 고부가 사업을 통해 현금 창출 능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미래 성장 발판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 LG엔솔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 달성…첨단소재 부문도 '고부가' 주력
LG화학의 사상 첫 50조원대 매출 달성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LG화학 연결기준 매출 51조8천649억원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매출은 30조9천억원이다.
차동석 사장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도 전지소재 사업이 확대되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며 "전사 매출 증대, 연결 기준 6조4천억원의 견조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창출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첨단소재 부문에서 양극재 출하 물량을 50% 이상 확대하며 매출 성장을 꾀하고 전사 차원의 미래 준비를 위한 발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영석 첨단소재 경영전략 부문담당은 "올해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하이니켈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자동차·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 성장 둔화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지만 북미 중심으로 양적 성장을 지속해 사업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장에서 돌고 있는 테슬라의 LG에너지솔루션 오버컷(주문축소)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영석 부문담당은 "시장에서 나오는 오버컷 소문은 사실무근이고 4분기 고객사 재고 조정 이후 올해 1분기에도 물량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연간으로도 전년 대비 6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첨단소재 부문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이영석 부문담당은 "한편에서는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올해 전기차 시장이 20~40%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며 "이에 따라 첨단소재 부문도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투자는 차입·자산효율화로…"LG엔솔 매각 계획 없어"
LG화학은 올해 4조원 규모의 캐펙스(자본적 지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필요한 자금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차동석 사장은 "작년 3조5천억원 가량의 캐펙스 투자를 했고 올해는 4조원 규모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미 이달에 약 1조4천억원을 회사채와 외화자금으로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매각하기보다 비핵심 사업·자산 등을 가볍게 하는 자산 효율화를 먼저 추진하고 이후에도 모자란 경우 시장을 통해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기자(eu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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