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2023년은 토끼띠의 해다. 2022-23시즌 V리그에서도 토끼띠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4라운드 일정이 마무리된 뒤 오는 29일 여자부 흥국생명 홈 코트인 인천 삼산체육관에서는 올스타전이 열린다. 이번 올스타전은 의미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선언 후 관중 입장이 100% 가능해진 상황에서 맞이하는 첫 번째 올스타전이다. 그렇다보니 배구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번 올스타전에 나설 선수를 예전과 달리 구성했다. 출생 연도로 구분을 뒀다. 배구팬 사이에서 KOVO의 올스타팀 구성에 대해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색다르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올스타팀 구성에선 역시나 토끼띠인 1999년생 선수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트 옆 벤치에서도 눈길이 가고 있는 토끼띠가 있다. 남자부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김대경 흥국생명 코치가 그렇다. 틸리카이넨 감독과 김 코치는 1987년생 동갑내기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난 시즌 V리그에 데뷔해 통합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김 코치는 현재 소속팀에서 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을 사실상 경질하면서 사령탑이 공석이다. 이영수 코치가 권 감독의 대행을 맡았지만 그도 한 경기를 치른 뒤 팀을 떠났다.
구단은 김기중 전 수석코치를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했는데 의도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다. 김 전 수석코치는 감독직을 고사했고 이런 이유로 김 코치가 대행을 맡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25일 열린 KGC인삼공사(이하 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하지만 김 대행 체제 이후 치른 5경기(인삼공사전 포함)에서 3승 2패로 선전하고있다.
김여일 전 단장에 이어 그자리로 온 신용준 단장과 임형준 사장 등 구단 윗선에서는 김 대행 체제가 성에 안차고 불안해보일 수 있다. 일부분이지만 배구인, 팬, 매체에서도 비슷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김 대행은 선수들 비롯해 남은 코칭스태프와 이주현 전력분석원 등 지원스태프를 다독이며 시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에게 최근 가장 많이 드는 감정은 존경심이다. 그는 "V리그의 모든 감독 선생님들에게 존경을 느끼고 있다"며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으면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걸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됐다"고 대행을 맡은 뒤 치른 경기를 되돌아봤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김 대행은 힘을 내고 있다. 그가 앞으로 배구 지도자로서 활동하고 성장하는데 있어 이번 경험은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김 대행은 홍익대를 나와 지난 2009-10시즌 V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현대캐피탈에 2라운드 5순위 지명을 받았다. 선수로 뛴 기간은 길지 않았다. 2011년 은퇴했고 지도자의 길로 일찌감치 들어섰다. 드래프트 동기들 중에서는 아직 V리그 코트에서 뛰고 있는 선수도 있다. 김광국(한국전력)과 김홍정(KB손해보험)이 대표적이다. 실업무대까지 범위를 넓히면 신으뜸과 김나운도 V리그를 거쳐 여전히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행과 같이 지도자로 V리그에서 활동하는 드래프트 동기는 강영준 OK금융그룹 코치와 박성률 우리카드 코치 등이 있다. 김 코치는 대행이긴하지만 그래도 강, 박 코치에 앞서 팀을 이끄는 경험은 먼저 하고 있는 셈이다.
김 대행은 어깨가 무겁긴 하지만 선수단 운영과 경기 준비에 많은 부담을 갖고 있진 않다. 그는 "권 감독과 이 코치가 오프시즌부터 팀을 잘 만들어둔 덕을 보고 있다"며 "선수들도 그 툴에 따라 매 경기를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인삼공사전을 끝으로 4라운드 일정을 마쳤다. 5라운드 첫 경기는 오는 2월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인삼공사와 리턴매치다. 김 대행과 흥국생명 선수들에게는 4라운드 맞대결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기회다.
/인천=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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