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20일 설 연휴를 앞두고 역전(驛前)을 찾아 시민들과 귀성인사를 나눴다. 명절인사 이후에는 각각 이태원과 광주, 구룡마을 등을 찾아 약자들과 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과 만났다. 민주당은 지난 추석에도 용산역을 찾은 바 있다. 용산역은 호남선 이용객이 많은 곳으로, 당의 기반인 호남을 우대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연휴 이후인 26일 전북 순회 일정도 계획하고 있다.
지도부는 이날 용산역 대합실에서 '함께 웃는 설날', '민생·민주·평화' 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인사를 전했다. 이재명 대표는 시민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잘 다녀오시라"는 말을 건네며 일부 귀성객과는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후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만나 "명절은 더 가슴이 아플 것 같다"고 위로하며 유족이 원하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약속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내달 4일 이태원 참사 추모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유족의 말에 국회 차원의 협력을 다짐했다. 민주당은 현재 정의당·기본소득당·유족 단체와 함께 과거 세월호 사참위(사회적참사조사위원회)와 같은 이태원 참사 독립 조사기구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후 곧바로 구룡마을 화재 현장을 찾았다. 이날 오전 6시 반부터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는 주택 60여채가 전소되는 대규모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여당도 귀경길 인사를 취소하고 민주당보다 먼저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좀 더 일찍 오고 싶었는데 진화에 방해될 것 같아 늦게 왔다"며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구룡마을 주민을 위로했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서도 당국의 총력 대응을 당부하며 "민주당도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대표단은 귀성인사를 위해 이날 오전 서울역을 찾았다. 이정미 대표는 "(경기불황에도) 보일러를 펑펑 틀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 세금은 깎아주면서 냉골에 쫓겨나는 사람들 대책은 마련하지 않는 게 정치의 현실"이라고 외치며 정부의 감세 정책에 날을 세웠다.
이어 "코로나 특수(特需) 기업에 대한 연대세, 횡재세 등 민생을 위한 조세 정책을 만들겠다"며 "어느 때보다 어려워지는 살림살이를 제대로 보살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함께한 이은주 원내대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과 안전운임제를 연휴 이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후 서울역에서 광주로 향했다. 도착 후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만나 "(우리)정부가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대신한다는 건 할머니들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최근 정부가 논의 중인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배상안'을 비판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대통령이 정세를 정확하게 인식하실 수 있도록 정의당이 목소리를 내겠다"며 "강제동원 문제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 질서에 대한 생각이 잘못돼 있다고 정확히 말하겠다"고 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후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광주의 피와 헌신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글을 남기며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다만 이날 이 대표의 광주행으로 정의당은 앞서 국민의힘, 민주당이 다녀갔던 구룡마을 화재 현장을 방문하지 못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구룡마을엔) 당연히 방문할 것"이라며 "빠르면 내일 중으로 현장을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의당은 이날 구룡마을 화재 발생 후 논평을 내고 "재해조차도 가난한 자에게만 유독 더 크게 다가온다(이재랑 대변인)"며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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