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DL이앤씨의 올 한해 초점은 ESG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이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밑거름 삼아 올해는 결실을 맺는다는 계획이다.
2021년 독립 경영을 위해 대림산업에서 인적 분할 및 사명 변경을 한 DL이앤씨는 안으로는 부동산 시장 리스크를 반영해 지난해와 비슷한 약 1만세대의 주택을 공급하고, 밖으로는 플랜트 수주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e편한세상'과 '아크로' 브랜드는 9천556세대를 공급한다. 이중 일반분양은 5천493세대다. 작년 9천486세대(일반분양 8천352세대) 규모를 공급한 바 있다.
상반기 중 천호3 주택재건축, e편한세상 범일 등을 비롯해 하반기에는 충북혁신 B5 공동주택, e편한세상 남산, 검단신도시 AA10-1BL 민간참여, 방배삼익아파트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전체 사업장 중 도시정비사업장 10곳, 공공개발과 공공도급이 4곳, 일반도급과 지역주택조합이 각각 1곳이다.
분양 등 공급 후속 단계인 착공은 크게 줄어든다. 지난 2019~2021년 평균 1만8천세대의 주택 착공이 이뤄졌다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약 9천600세대 규모가 예정돼 있다. 리스크가 커진 주택사업에 대해 보수적 관점을 반영, 선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DL이앤씨는 주택시장에 깔린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면서 민간 시행사에 대한 지급보증 규모를 줄였고, 분양불(분양금으로 공사비를 지급하는 방식) 비중보다 기성불(공사비를 확보한 후 공정률만큼 공사대금을 받는 방식) 비중을 높이면서 손실 가능성을 줄여왔다.
해외부문에서는 플랜트 성장성을 기반으로 상반기 주요 실적이 가시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글로벌 플랜트 사업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 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방어할 수도 있는 포트폴리오다.
DL이앤씨는 사우디와 호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총 3~4조원에 달하는 플랜트 수주를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4조원 이상 백업 파이프라인도 이미 확보하고 있어 수주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시행사 PF 지급보증 지양, 기성불 진행 등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지녔음에도 주택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물량을 축소하고 있다"며 "반면, 상대적으로 위험이 작은 플랜트 부문에서 적극적인 수주 행보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금리 상승, 주택 수요 악화, 외주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 원가율 부분에서의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그러나 올해 상반기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면서 주택 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담과 우려를 방어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순 현금 기준 1조3천억원을 확보한 우수한 재정 능력을 기반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신사업은 특히 주목할 분야다.
특히, DL그룹은 이해욱 회장의 특별 주문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키우고자 일찍이 친환경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이에 신사업 부문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할 수 있는 다양한 활로를 확보했다.
친환경 신사업 부문에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저장 설비(CCUS)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CCUS는 탄소중립 핵심 열쇠로 주목받는 분야다. 연간 100만톤 규모의 CCUS 시설에 대한 기본설계 경험과 경쟁력을 앞세워 사업을 확대 중이다.
기존 건설 사업장도 살뜰히 챙기고 있다. DL이앤씨는 친환경 건축 소재 사용을 확대에 나섰고 협력사와 함께 폐기물 저감을 통한 친환경 현장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현대오일뱅크, 서해그린에너지, 서해그린환경 등과 CCUS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내 첫 탄소네거티브 공장 건설 프로젝트 등을 맡았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DL이앤씨와 카본코는 남호주 주 정부와 '친환경 수소 경제 활성화 촉진을 위한 공동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남호주 지역 내 친환경 수소 경제 발전을 가속하는 데 협력할 예정이다.
DL이앤씨의 CCUS, 수소, 암모니아 등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자회사 카본코(지분 100%)를 통해 플랜트 수주 확대 계획에 대한 성과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카본코는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및 친환경 수소 사업 등 친환경 탈탄소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8월 DL이앤씨가 설립한 회사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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