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급격한 외형 성장을 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수주 잔액이 1천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국내 전기차·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700조원 수준이었던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주 잔고가 올해 1천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물량은 2030년까지 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7~8년간 일감이 쌓인 것이다.
자동차용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급증하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생산설비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현지 생산설비 구축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IRA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만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한다.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끊임없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합작사 설립 등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 등과 잇달아 합작사를 설립해 동시다발적으로 해외 증설을 추진 중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현지 공장 설립하는 것을 비롯해 최근 BMW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SK온은 포드와 손잡고 합작공장 건설에 나섰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현대차그룹과의 미국 현지 사업 협력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현지 생산설비 구축으로 업계에선 오는 2030년 미국 내 배터리공장의 70%가량을 국내 배터리 3사가 점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배터리 시장이 공급자가 주도권을 쥐는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으로 변모하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구매 협상력 등 제고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완성차 제조사들이 미국 IRA 법안에 충족하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배터리 셀 업체로는 국내 3사가 유일한 상황"이라며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은 구매 협상력에서 완성차 제조사들보다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여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배터리 업체들의) 이익 보호를 위해 수주에 전가하는 원소재 가격과 환율 외에도 전력비, 인건비 등을 (완성차 업체들과의) 판가 계약에 연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원가 전가 후 마진 확대도 가능해져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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