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우리카드의 '원포인트 서버' 정성규가 승부처에서 '위닝 포인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돋보이는 주연은 아니었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빛나는 조연으로 우뚝 섰다.
우리카드는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홈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3-1(14-25 25-20 26-24 25-16)로 역전승을 거뒀다.
출발은 불안했다. 현대캐피탈의 강한 서브에 고전하며 큰 점수 차로 1세트를 내줬다. 리시브 효율은 15%에 불과했다.
서브에 당한 우리카드는 서브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 중심에는 정성규가 있었다.
1세트 막판 원포인트 서버로 나와 나쁘지 않은 서브 감각을 선보였던 정성규는 이날 경기의 승부처에서 팀에 주도권을 안기는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세트 스코어 1-1 상황에서 맞이한 3세트 24-24 듀스 상황. 정성규는 송희채를 대신해 코트에 투입, 서브를 준비했다.
오레올 까메호(등록명 오레올)를 향한 첫 번째 서브. 날카롭게 들어갔지만 오레올이 잘 버텼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연결 과정이 매끄럽지 않으면서 우리카드에 공격 기회를 넘겨줬고 리버맨 아가메즈(등록명 아가메즈)의 득점이 나오며 세트 포인트를 잡았다.
정성규는 마지막을 서브 에이스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네트를 타고 넘어가는 절묘한 서브를 오레올과 전광인 사이에 떨궈 3세트를 끝냈다. 이어 화끈한 세리머니까지 선보이며 올 시즌 남자부 최다 관중(3273명)이 모인 장충체육관을 더 뜨겁게 만들었다.
정성규의 활약을 앞세워 3세트를 따낸 우리카드는 기세를 이어가며 경기를 4세트에서 끝냈다.
이날 정성규의 서브 득점은 1개에 불과했지만 사실상 이 득점이 팀을 승리로 이끈 위닝 포인트였다.
정성규는 "중요한 점수에서 들어갔지만 내 역할이 팀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이나 대한항공은 리시브나 수비가 좋아서 감독님이 절대 맞춰 때리면 안 된다고 했다"라며 "범실 하더라도 강하게 가려고 했다. 오늘 서브 감각이 좋았다"라고 3세트 막판 상황을 떠올렸다.
연습 때부터 좋은 느낌을 받았던 정성규는 "첫 서브부터 날카롭게 잘 들어가면서 오늘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최근 서브 감각이 올라왔고 코치님이 5, 6번 자리를 보고 때리라고 코스를 정해줬는데 오늘 그 코스로 잘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2019-20시즌 신인왕 출신인 정성규. 지난 3시즌 동안 삼성화재에서 활약하며 화끈한 공격과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우리카드에 합류한 이후 줄곧 원포인트 서버로만 나서고 있다. 올 시즌 선발 출전은 아직 한 차례도 없다.
정성규는 아쉬움을 내비치기보다 맡은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는 "아웃 사이드 히터로서 능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보완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라며 "이번 시즌은 제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서브가 장점이니 그렇게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에는 리그 최고의 원포인트 서버 이시우가 있다. 정성규도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사실 현대캐피탈이랑 경기하면 의식을 안 할 수 없다. 현대캐피탈에 있었던 (박)준혁이 형도 '오늘 (이)시우 형을 이겨봐'라고 했다"라며 "제가 이겨보겠다고 답했는데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웃음을 보였다.
/장충=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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