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부실 판매회사에 대한 제재 심의를 재개하면서 내부통제 기강 잡기에 나섰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과 횡령, 이상 외화 송금 등 '중대 금융사고' 발생 시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에 대한 제재 수위를 올리고, 이를 법제화하기로 했다. 사실상 금융 판 '중대재해법'으로 해석한다.
19일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오는 2월부터 사모펀드 부실 판매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대한 제재조치 심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4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심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재심 재개와 내부통제 규정 개정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을 두고, 일종의 경고장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뤄질 제재심에선 제재 수위도 중징계 수준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내부통제 마련 의무 위반에 대한 법리적 판결을 토대로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T/F'에서 강화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법리적 다툼의 원인이 내부통제와 관련한 업무 범위와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데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중대 금융사고' 발생 시 CEO와 임원진은 책임을 법제화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내부통제의 총괄책임자인 CEO에게 포괄적인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부여하고, 금융사고 발생 방지를 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제재가 이뤄진다. CEO나 임원들이 "해당 사실을 몰랐다"는 해명도 통하지 않는다. CEO에는 금융지주 회장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사회의 내부통제 감시·감독 의무도 강화한다. 다만 이사회의 경우 제재 대상이 아닌 만큼 법률 규정에 이사회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계획이다. 또 회계 법인이 감사 과정에서 내부통제 적정성을 감시하기로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사회는 제재 대상이 아닌 만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CEO나 임원진에 대해선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명문화하고, 이를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포함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중대 금융사고'의 범위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중대 금융사고를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설득이 안 된다"면서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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