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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판단·판독 번복…학습 효과 없는 비디오 판독


다른 화면 요청 없이 판독…두 구단만 피해자로 남아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올 시즌 최악의 비디오 판독 오독 사태를 겪은 V리그. 그러나 이에 따른 학습 효과는 전혀 없었다. 또다시 성급한 판단을 내린 데 이어 사상 초유의 판정 번복까지 나오며 V리그 최고의 라이벌 매치를 망쳤다.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도드람 2022-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아쉬움 드러내는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아쉬움 드러내는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승점 47(16승 3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대한항공과 그 뒤를 추격하고 있는 2위 현대캐피탈(승점 36·12승 6패)의 새해 첫 맞대결.

앞선 세 차례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새해 소망을 역전 우승으로 꼽을 정도로 대한항공 제압에 열의를 불태웠다.

남자부 2강으로 꼽힌 팀 간의 맞대결답게 경기도 치열하게 진행됐다. 새해 첫 경기에 나선 현대캐피탈이 안정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1세트를 선취해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2세트를 앞서며 맞불을 놨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이 뜨거웠던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논란의 장면은 23-23으로 팽팽하게 맞선 2세트 막판에 나왔다. 대한항공이 링컨 윌리엄스의 백어택으로 세트 포인트를 잡았다.

최태웅 감독은 곧바로 포히트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링컨의 득점에 앞서 리시브 과정에서 정지석과 박지훈 두 선수 모두 터치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정의탁 경기위원, 김영철 심판위원, 전영아 부심은 판독석에서 해당 장면을 돌려봤고, 포히트가 맞다고 판독했다. 그러자 대한항공 선수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리시브를 위해 몸을 날렸던 정지석이 접촉이 없었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는 대한항공 선수단.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는 대한항공 선수단.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결국 다른 화면으로 재판독에 돌입했고 판정은 번복됐다. 이번에는 현대캐피탈이 불만을 표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OK금융그룹전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다 세트 퇴장을 당해 2022년 마지막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던 최태웅 감독은 "나 나가겠다"라는 말까지 꺼내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심판진의 성급한 판단이 불러온 촌극이다. 판독관들은 비디오 판독 요청 이후 코트 위에서 찍은 화면 하나만 보고 포히트가 맞다고 발표했다. 해당 화면만으로는 누구에게 먼저 접촉이 이뤄졌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실제 박지훈의 팔에 맞은 공이 어깨에 맞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비디오 판독은 놓칠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을 바로잡고자 이뤄진다. 블로커 터치 아웃처럼 손가락이 명확하게 움직이는 것이 화면에 잡혔다면 판독은 빠르게 끝날 수도 있다.

이번 플레이의 정확한 판독을 위해서는 옆이나 뒤에서 찍은 화면이 더 필요했다. 감독관은 방송사에 다른 화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의 화면만 보고 바로 결과를 발표했다.

더욱이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 결과를 설명할 때 화면에 명확히 잡히지 않은 것을 예측해서 판독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은 자신들이 세운 기준을 무시한 채 모호한 화면으로 결과를 도출했다. 해당 화면만으로 판독한다면 차라리 판독 불가를 외쳤어야 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를 두고 논의하는 경기·심판 위원과 부심.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비디오 판독 결과를 두고 논의하는 경기·심판 위원과 부심.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재판독 이후 판정이 번복된 것도 현대캐피탈 입장에서 충분히 억울함을 표시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는 비디오 판독을 번복할 수 없다는 규정은 없지만 이는 지난달 27일 최악의 오독 사태가 발생한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 경기 이후 각 구단에 명확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시즌 중에라도 예외로 가능하다, 불가하다 등의 기준점을 설정해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누락됐다.

최근 유사한 사례를 겪고도 학습 효과 없는 모습으로 실수를 반복하는 심판진. 승리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공에만 집중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만 피해자로 남았다.

/인천=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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