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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등에 업은 소니, 삼성 따돌리고 이미지센서 사업 가속화


'2억 화소' 앞세운 삼성전자 추격 피해 대규모 투자 나서…2025년 점유율 60%대 목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소니가 애플을 등에 업고 사업 확대 움직임에 본격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에 깜짝 방문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협업 사실을 처음 공개하면서 사업은 더욱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소니 나가사키현 이미지센서 공장 [사진=소니]
소니 나가사키현 이미지센서 공장 [사진=소니]

20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 이미지센서 사업 중 스마트폰(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반도체로,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 노트북, 자동차 등 카메라가 필요한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간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카메라 이미지센서(CIS) 시장은 소니가 39.1%의 점유율로 1위다. 삼성전자는 24.9%로 선두와 14.2%포인트(p)의 격차로 추격 중이다.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시장만 놓고 봐도 소니의 점유율은 1위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소니는 4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30%로 2위에 올랐다. 다만 두 업체의 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상반기 17% 포인트에서 올해 14% 포인트로 좁혀져 역대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고화소 이미지센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아이소셀 HP1·HP3' 등 2억 화소 이미지센서 2개 제품을 샤오미, 모토로라 등에 공급하고 있고, 내년에 '아이소셀 HP2(가칭)'란 제품이 하나 더 추가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삼성전자는 고객사에 2억 화소 CIS 제품을 공급하며 고해상도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소니와 삼성전자의 격차가 줄어든 것은 미국 제재로 중국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힘을 쓰지 못한 탓이다. 소니는 애플이란 강력한 공급망 아래 화웨이 물량까지 더해 2018년만 해도 삼성전자와 3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였으나, 최근엔 10%포인트 대로 크게 좁혀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있는 소니 카메라 센서 공장에서 '아이폰'용 카메라 센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팀 쿡 애플 CEO SNS 캡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있는 소니 카메라 센서 공장에서 '아이폰'용 카메라 센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팀 쿡 애플 CEO SNS 캡처]

상황이 이렇자 소니는 최근 대대적인 투자로 추격자인 삼성전자를 따돌려 2025년까지 시장 점유율 60%대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올해 시설투자에 쏟는 비용을 지난해보다 35% 늘렸고, 지난 5월에는 일본 나가사키현 반도체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키로 했다. 완공은 내년이 목표다.

여기에 소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의 구마모토 공장에도 6천억원을 투자해 이미지센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소니는 이르면 2024년 신공장 건설에 착공해 2025년 이후 가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로, 이미지 센서에 들어갈 반도체 칩은 TSMC가 구마모토현에 짓고 있는 인근 공장에서 공급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의 과감한 투자는 애플과의 탄탄한 협업이 밑바탕이 됐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일본에 있는 소니 카메라 센서 공장을 방문해 '아이폰14', '아이폰14프로' 모델의 카메라 센서 생산 시설을 둘러본 후 "우리는 세계 최고의 아이폰용 카메라 센서를 만들기 위해 소니와 10년 넘게 협력해 왔다"며 "구마모토현에 있는 최첨단 시설을 보여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니와의 관계를 처음 공식화 했다.

또 애플은 내년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때도 소니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아이폰15' 시리즈에 탑재되는 센서는 소니 자회사인 소니 세미컨덕터 솔루션즈(SSS)가 개발 중으로, 픽셀 당 포화신호를 일반 센서의 2배로 늘린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아이폰15' 시리즈의 카메라로 강한 역광에서도 얼굴을 명확하게 촬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플래그십폰에 삼성전자 센서를 채택했던 샤오미도 올해는 소니와 손잡았다. 올해 출시된 '샤오미12S 울트라'에는 소니의 1인치 이미지센서 IMX989가 탑재됐다. IMX989는 소니의 하이엔드 카메라 RX100 VII에 적용된 이미지센서로, 저조도 조건에서 빛을 증가하는 능력과 노이즈 억제 능력 등이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설비 투자에 나선 것은 TSMC와 시너지를 높여 애플 공급 물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며 "소니가 설계한 이미지센서 제품을 TSMC 구마모토현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해 애플에 납품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아이소셀 HP1 이미지센서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아이소셀 HP1 이미지센서 [사진=삼성전자 ]

'추격자'인 삼성전자도 고화소 이미지센서를 앞세워 점유율을 더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소니가 이미지센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처럼 이미지센서를 담당하는 삼성 시스템LSI사업부 역시 기존 삼성 파운드리뿐 아니라 대만 UMC,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의 연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최근 카메라 역할 비중이 높아진 자동차(오토모티브) 분야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핵심은 카메라고, 삼성전자는 카메라에 강하다"며 "다른 회사가 흉내지 못할 정도로 해상도가 높은 카메라용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도 이미지센서 시장 확대를 노리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 2022' 전시장에서 스마트폰용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Hi-A811'을 처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개발된 5천만 화소 제품보다 픽셀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2020년 기준 2%로 7위에 머물고 있지만, 올 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A23 5G' 후면 카메라에 5천만 화소 이미지센서가 장착되는 등 시장 입지를 점차 높이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이 소니를 추격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애플과 굳건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소니를 넘어서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소니가 최신 센서를 차기 아이폰에 공급하게 되면 경쟁사를 제치고 시장 우위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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