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국경을 넘는 배송을 뜻하는 이른바 '초국경 택배' 시장이 전 세계 100조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오는 2026년 176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글로벌 물류기업뿐 아니라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국내 기업도 앞 다퉈 시장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 기준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직구는 8천838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대비 2.7배 늘어난 수치다. 역직구는 4천49만 건으로 4.2배 성장한 수준이다.
세계적 물류 리서치 기관인 트렌스포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간 전자상거래(CBE·Cross border e-commerce)' 물류시장은 2021년 약 100조원으로 집계됐다. 2026년에는 176조원으로 연평균 12.9%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독일의 DHL과 DB 쉥커, 미국의 UPS 등 글로벌 주요 물류 기업들은 앞 다퉈 관련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국내 택배사들도 CBE 관련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CJ대한통운은 CBE 물류시장 본격 진출을 위해 인프라 확장 등을 추진하는 상태다. 해외 직구나 역직구와 같은 국가간 전자상거래 상품의 통관과 국제배송을 넘어 상품 보관과 재고관리, 포장 등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장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의 '글로벌 권역 물류센터(GDC·Global Distribution Center)' 운영 사업도 포함된다.
CJ대한통운은 CBE 물류 역량 강화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글로벌 최대 건강식품 쇼핑몰 아이허브의 GDC를 증축하고 해외 신설도 추진한다. 지난 2018년 문을 연 아이허브 GDC는 현재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지역 소비자들이 주문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연면적 1만4천㎡(4천200평) 규모에 하루 2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내년 1분기까지 아이허브 GDC를 증축하고, 최첨단 물류로봇 시스템인 '오토스토어'를 설치해 취급 능력을 하루 3만 박스까지 늘릴 계획이다.
해외직구와 역직구 관련 인프라도 확대한다. CJ대한통운은 하루 3만5천 박스의 직구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인천 국제특송센터(ICC) 외에 시설을 추가해 연말까지 하루 6만 박스 규모로 처리능력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GDC 운영사업도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폴, 필리핀 등 국내외 7개국에서 CBE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관련 매출은 2천2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진도 미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지역 등 글로벌 물류 입지를 넓히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한진은 특히 글로벌 이커머스 물량 확대를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미국 라스트마일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미우체국(USPS)의 테크놀로지(Technology) 파트너사와 업무 협약을 통해 D2D(Door to Door) 솔루션을 구축해 눈길을 끌었다.
한진은 이를 통해 미국 D2D 배송서비스 이용 접근이 어려운 국내의 우수한 중소 이커머스 업체들의 역직구 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외에도 고객사에게는 글로벌 물류 토탈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이커머스 물량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한진은 미얀마, 캄보디아 등에도 주요 거점을 두고 포워딩·육상운송 등 국제 물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택배 1위인 베트남 우정국(VN POST)과 협력해 국제특송과 포워딩, 라스트마일, 창고 서비스 등 국제 물류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이 외에도 동남아 시장에서의 국제 물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네트워크를 확대 중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북미 전역에 지사와 물류창고를 두고 공급 서비스를 확장 중이다. 내륙 운송 회전율을 증가시키기 위해 단·장거리 트럭 운송 인프라를 구축하고 철도 운송 역량과 트랜스 로딩 거점도 강화하고 있다. 트랜스 로딩은 40피트(ft) 컨테이너에서 53피트 컨테이너로 환적 작업하는 것을 뜻한다.
이 외에도 롯데는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 14개국에 13개 법인과 지사를 운영하며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직구·역직구 빈도가 많아지며 주요 택배사들이 국제 물류 인프라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라며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한 요인으로 물류 경쟁력이 꼽히는 만큼 이는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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