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최근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한 삼성전자가 내년 사업 계획과 전략을 논의한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돌파구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이틀간 DX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전사와 모바일(MX)사업부가, 16일은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부가 회의를 진행한다. 오는 22일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회의를 열 예정이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국내외 주요 경영진과 임원이 한자리에 모여 경영 현안과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 자리다.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열린다.
보통 12월 회의는 연말 인사 후 새 경영진과 임원은 물론 해외 법인장까지 귀국해 오프라인으로 참석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됐다. 올해도 온라인 중심의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전략회의는 공동 대표이사인 한종희 DX부문 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 사장이 각각 회의를 주관한다.
재계에선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글로벌 전략회의인 만큼 이 회장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 회장은 예년처럼 회의에 불참하고, 추후 결과만 보고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는 경기 침체 속 돌파구 마련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상황'에 닥친 만큼 복합위기 타개책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한 10조8천5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4분기 상황은 더 좋지 않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0%가량 감소한 8조원 초반대로 전망되고 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DX부문은 가전, 스마트폰, TV 시장의 부진을 회복할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 고환율 등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전사 차원에서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혹한기'를 맞이한 DS부문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대응이 핵심 과제로 꼽힐 전망이다. 아울러 첨단 메모리 기술 개발과 파운드리 육성 전략 등도 점검할 계획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전략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분기 처음으로 파운드리가 낸드플래시 매출을 뛰어넘는 등 메모리 침체 속 파운드리 확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TSMC보다 빠르게 3나노(nm) 양산에 돌입하는 등 기술에서 우위를 선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유율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어 시장 확대가 주요 과제로 꼽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56.1%, 삼성전자 15.5%로 집계됐다. 양사의 격차는 40.6%포인트로, 전 분기(37%포인트) 대비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경비 절감을 위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것만 봐도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스마트폰·가전 사업은 물론 반도체까지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고강도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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