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유·철강·석유화학 등 추가 업무개시명령 시점을 놓고 고심 중이다. 6일로 집단 운송거부가 13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일단 오늘 당장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는 추가 업무개시명령에 관한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국무회의가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열리는 만큼 당초 이날 관련 안건이 다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무회의에서 안건 상정이 되진 않았으나, 정부는 윤 대통령 지시로 정유, 철강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에서 국가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엔 즉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대수비)에서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를 보고받고 정유, 철강 등 업종별 피해현황을 점검했다. 대수비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사태를 지켜보고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행해지는 집단 운송거부는 결코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얻을 수 없다. 더구나 이를 빌미로 행해지는 폭력과 불법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화물연대에 불법행위를 멈추고 조속히 현업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총파업까지 가세하면서 산업현장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이후 12일 동안 철강과 석유화학, 정유, 시멘트, 자동차 5개 업종에서의 출하 차질 규모는 약 3조5천억원에 이른다.
철강, 석유화학 분야의 경우 누적된 출하차질에 따른 공장 내외 적재공간의 부족으로 인해 일부 업체는 이르면 이번주부터 감산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유 분야의 경우 전국 품절 주유소가 85곳(6일 오전 8시 기준)이며 수도권 이외 강원, 충청 등에서 품절이 빚어지고 있다. 품절 주유소는 전날 96곳에서 소폭 주춤하며 감소세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반면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시멘트는 정상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운송사와 차주들의 복귀가 늘어나면서 시멘트 출하량은 평시대비 88% 수준으로 회복됐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약자와 서민들 위해서라도 화물연대 관계자분들은 복귀해 달라. 여러분이 계셔야 할 자리로 돌아와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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