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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술력의 힘'…TSMC에 뺏긴 퀄컴 AP물량 되찾는다


'갤럭시S23'에 전량 탑재되는 '스냅드래곤8 2세대' 일부 수주…수율 안정·기술력 주효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해 수율(양품 비율)·품질 논란으로 경쟁사인 대만 TSMC에 빼앗겼던 퀄컴 물량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퀄컴이 '멀티 파운드리'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의 5나노 이하 공정 수율이 많이 안정된 데다 TSMC보다 먼저 3나노 시장에 진출하며 앞선 기술력을 선보인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총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마우이 그랜드 와일레아 호텔에서 열린 퀄컴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2에서 '스냅드래곤8 2세대'를 공개했다. [사진=김문기 기자]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총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마우이 그랜드 와일레아 호텔에서 열린 퀄컴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2에서 '스냅드래곤8 2세대'를 공개했다. [사진=김문기 기자]

29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2월 초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23'에 탑재되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 칩 일부를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삼성 파운드리의 최대 고객사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팁스터(정보유출자) 'RGcloudS'를 인용해 퀄컴이 '스냅드래곤8 2세대' 생산물량을 TSMC와 삼성전자에 각각 발주한다고 보도했다. 또 '스냅드래곤 8 2세대'가 스탠다드(일반) 버전과 커스텀(성능 향상) 버전으로 각각 출시되고, 이 중 커스텀 버전의 생산을 삼성전자가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두 버전은 각각 TSMC와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스탠다드 버전은 TSMC의 N4P 공정 노드를 사용해 제조되고, 커스텀 버전은 삼성전자의 4나노 LPE 공정으로 제조된다.

이는 삼성전자의 5나노 이하 공정 수율이 최근 많이 회복된 영향이 컸다. 앞서 삼성전자는 5나노부터 수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4나노 역시 낮은 수율로 고객사들의 외면을 받은 바 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8 1세대'를 삼성전자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다 품질 논란 이후 '스냅드래곤8 2세대' 생산을 TSMC에 모두 넘겼다. 엔비디아 역시 지난 9월 그래픽처리장치(GPU) 차기작 'RTX40'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제조사로 삼성전자가 아닌 TSMC를 택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선단 공정 개선과 수율 향상이 이어지면서 고객사들의 재신임을 받는 모양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 파운드리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4나노 2세대 제품의 안정적인 개발 수율과 5나노 제품의 성숙 수율을 확보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4·5나노 수율 안정화 및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양산 선점 등 기술력과 지속적인 수요 확보, 가격 정책을 통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좌측부터) 정원철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좌측부터) 정원철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해 6월 TSMC보다 먼저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을 공개하며 기술력 우위를 드러낸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TSMC는 3나노 생산이 계속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월부터 3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올해 연말로 또 미뤘다.

삼성전자도 3나노 공정에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심상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1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에서 "4~5나노에서는 TSMC에 뒤처졌지만, 3나노는 다르다"며 "3나노 공정은 게임체인저"라고 강조했다.

이에 퀄컴은 내년에 '스냅드래곤8 3세대'를 삼성전자의 3나노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공정을 통해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T 매체 WCCF테크 등 일부 해외 매체들은 "퀄컴이 삼성과 TSMC를 통해 칩을 양산하는 멀티 파운드리 방안을 고심해왔다"며 "TSMC가 3나노미터 공정 계획을 지연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퀄컴은 내년 '스냅드래곤8 3세대'를 삼성전자의 3나노 GAA 공정을 통해 양산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퀄컴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방향 전환한 것이 삼성전자 MX사업부가 내년 '갤럭시S23'에 '스냅드래곤8 2세대'를 전량 탑재키로 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로선 AP인 '엑시노스'의 자리를 내어준 대신 퀄컴의 파운드리 물량을 얻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단순히 AP 점유율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위험을 무릅쓰고 물량을 맡겼다기 보다 삼성 측의 기술력과 양산 능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뒷받침한 듯 하다"며 "이번 퀄컴의 움직임으로 그 동안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5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양산 능력에 의구심을 품으며 이탈했던 엔비디아, IBM 등의 고객사들이 다시 삼성전자와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5나노 이하 공정에서의 자신감을 드러내며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선단 노드 투자, 신속한 램프업을 위한 멀티패스 구축, 수율 개선, 고객사 멀티벤더 전략 활용 등으로 선단 공정에서 시장 점유율을 더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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