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국민의힘은 2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 등을 요구하며 전날부터 총파업에 나선 것과 관련, 중단 거부 시 정부 차원의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은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며 "노조가 국민과 한국 경제를 볼모로 잡고 힘에 의지해 이기주의적 요구를 관철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는 파업이 계속되면 '운송개시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불법행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24일) 페이스북에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물류 시스템을 볼모로 잡는 행위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책임한 운송거부를 지속한다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여러 대책들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지역별 운송거부, 운송방해 등 모든 불법적 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불법적인 폭력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14조(업무개시명령) 따르면, 운송사업자·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집단 거부해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을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주 원내대표는 학교·병원·철도 등 연쇄 파업에 나선 민노총을 향해 "민노총 노동자는 대부분 소득 상위 10% 기득권층인데도 약자 흉내를 내며 주기적 파업을 일으키고 입으로는 정의를 외치면서 고용세습 같은 불공정을 저질러 왔다"며 "그 결과 국민 혐오 대상이 됐고, 노조가 죽어야 청년이 산다는 말까지 생겨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노총이 계속 이 길을 간다면 머지 않아 성난 민심의 파도에 휩쓸려 소멸될 것이 뻔하다"고 경고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국민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전국 12개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40% 아래로 떨어졌다. 시멘트는 하루 20만 톤(t) 출하를 예상했는데, 파업으로 출하량이 1만t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현대제철은 하루 평균 약 5만t 규모의 출하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전국의 건설 현장은 멈춰설 것이고, 이는 곧 주택공급 차질을 불러오고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 의장은 "화물연대에 묻는다. OECD 국가 중 운임과 처벌을 법으로 정한 나라가 있는가"라며 "안전운임제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호주 단 한 곳만 시행했는데, 이 또한 2주 만에 폐지한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러분 요구에 답했고 시행 중에 있다"며 "시행 결과에 대한 과학적, 체계적 분석이 나오면 토론할 기회의 문은 늘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운임제는 과로·과속 운행 방지를 위해 화물노동자에게 적정 임금을 보장하고, 국토교통부 고시보다 낮은 임금을 주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지난 2020년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영구 시행, 적용 대상 확대까지 요구하고 있지만 화주는 제도에 따른 물류비 부담이 커 부정적인 입장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22일 당정협의에서 파업을 앞둔 화물연대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수출입 컨테이너·시멘트 등 기존 2개 품목에 한해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을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화물연대는 파업을 강행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