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여야가 23일 우여곡절 끝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전격 합의했다.
당초 '경찰 수사가 우선'이라는 국민의힘 내 반대 기류가 강해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국정조사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지만, 이날 '선(先) 예산안 처리·후(後) 국정조사'라는 큰 틀의 공감대를 이룬 여야는 조사 기간·범위 등 세부 협상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쟁점이었던 국정조사 기간은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리는 내일(24일)부터 45일간, 대통령경호처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뜻을 모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해 이같은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서명한 합의문에 따르면, 국정조사는 내일부터 45일간 실시하며, 본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민주당 9명·국민의힘 7명·비교섭단체 2명(정의당 1명·기본소득당 1명) 등 18명으로 구성되고 특위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는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범야권 3당 몫 특위 위원 11명의 인선은 이미 완료된 상태다. 특위는 내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승인하면 자료 제출 등 준비 기간을 거쳐 2023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고 기관보고·현장검증·청문회 등을 실시한다.
조사 대상 기관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중앙응급의료상황실 포함), 대검찰청,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용산구,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서울종합방재센터, 서울소방재난본부,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등 기타 위원회가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해 의결로 정하는 기관이다. 조사 목적·범위 등 그 밖의 사항은 본회의에서 승인된 국정조사 계획서에 따른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 원내대표는 "상상할 수 없는 국가적 대참사 앞에서 국회가 나서서 낱낱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밝히고 나아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 준엄한 명령이었다"며 "그런 취지를 여야가 함께 받아 논의한 끝에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국회는 어떤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실 규명에 최선을 다해 국민들께 국회에 주어진 책무를 다하고 그 성과로 인정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내일 오전 (국정조사) 특위 첫 회의가 열린다. 특위를 중심으로 하는 국정조사 준비와 진행에 만전을 기해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강제 수단이 없어 신속한 강제력을 동원한 수사가 진실을 밝히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고 수사가 끝난 이후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계획했다"면서 "하지만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내일 혼자서라도 의결하겠다고 해서 여야가 같이 국정조사를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예산안이 처리되고 나면 여야가 같이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며 "정쟁으로 흐르지 않고 진실을 발견하고 두 번 다시 유사한 사고가 생기지 않는 재발 방지 대책을 꼼꼼히 짜는 모범적인 국정조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국정조사와 별개로 ▲정부조직법 및 관련 법률안 ▲대통령 임기 종료 시 공공기관장 등 임기 일치를 위한 법률안 등 처리를 위한 정책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안을 합의문에 담았다. 정책협의체는 양당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등 각 3인씩 총 6명이 참여한다.
국회 내 ▲인구위기 ▲기후위기 ▲첨단전략산업 특위 3개를 구성하고 각 활동 기간을 1년으로 정했다. 각 특위는 민주당 10명·국민의힘 7명·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된다. 인구위기·첨단전략산업 특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기후위기 특위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기로 했다. 20대 대선에서 여야가 공통으로 공약한 정책·법안 입법을 위해 양당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대선공통공약추진단을 구성·운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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