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화학·소재 기업들이 이른바 '슈퍼 섬유'라 불리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신소재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함에도 공급이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격적인 증설로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최근 전주공장 탄소섬유 생산라인 증설에 778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친환경 정책에 따른 압축천연가스(CNG), 수소 등 고압용기 및 태양광 단열재 등 글로벌 탄소섬유 수요 증가에 따른 증설"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섬유는 강철에 비해 무게는 25%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높다. 이에 경량화가 필요한 전기차, 항공기, 토목건축, 풍력·태양광용 단열재 등 산업 분야부터 골프채와 고급 자전거 등 스포츠·레저 분야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관련 해외 생산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2025년 2월까지 총 383억원을 출자해 중국 장쑤성에 탄소섬유 생산법인을 세운다. 탄소섬유 관련 해외 생산법인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플랜트를 100% 가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이 없어 못 팔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풍력과 태양광 등 산업용을 비롯해 스포츠·레저용까지 탄소섬유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그에 대비하기 위해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증설과 투자를 통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은 지난 3분기 기준 6천500톤에서 2025년 말 1만4천 톤 규모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700억원 수준이었던 탄소섬유 매출도 4천억원 중반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분야에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고, 생산능력을 2만4천 톤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탄소섬유 3위를 목표로,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또 다른 '슈퍼 섬유'라 불리는 신소재 아라미드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하다.
아라미드는 중량이 강철의 20%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가 5배 이상 높고, 500도 이상은 고열에도 견딜 수 있다. 타이어코드, 5G 통신용 광케이블, 방탄복 등에 쓰인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아라미드 섬유 시장은 지난해 39억 달러에서 2026년 63억 달러로 증가하며 매년 약 1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울산 아라미드 생산라인 증설에 612억원을 투자해 생산량을 기존 연간 1천200톤에서 3천700톤으로 약 3배가량 늘렸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총 2천400억원을 투자해 아라미드 생산능력을 현재 연 7천500톤에서 내년까지 1만5천 톤으로 2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2024년부터는 아라미드 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35%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태광산업도 울산 화섬공장 아라미드 증설을 추진 중이다. 투자 규모는 1천450억원으로, 2025년까지 연산 3천500톤을 증설해 총 4천 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5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 뒤 지난해 500톤을 증설한 데 이어 추가적인 증설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는 고압용기와 태양광용 등 수요 강세로 실적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아라미드는 방탄복과 전기차 타이어 등의 수요 증가로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되며 판매가격 강세와 고수익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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