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영선 수습 기자] 렌털 업계가 올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가전 수요 부진이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 1위 코웨이만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저력을 발휘했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 따르면 소비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올 3분기 렌털업계가 상반된 실적을 내놓았다.
쿠쿠홈시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449억7천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했다. 매출액은 2천502억1천100만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8.5% 증가했다.
SK매직 실적은 더 크게 하락했다. SK매직 3분기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전년 대비 77.1% 줄었다. 매출이 2천605억원을 기록하며 5.7%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크게 줄은 것이다.
렌털 업계의 실적 하락은 대외적인 요인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털 업계 타격이 큰 상황"이라며 "렌털업은 분할납부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는데 지극히 일부의 관점"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타격도 크다. '내 집 마련' 수요가 얼어붙다 보니 자연스레 가전 수요도 급감했다. 신혼부부의 혼수 준비를 제외하고선 신규 수요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반적인 수요 감소에 더해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재료비 인상으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내부적인 요인도 없진 않다. SK매직은 최근 10년 동안 쓰던 전산 시스템을 교체했다.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적용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초기 비용이 3분기에 실적에 반영됐다.
SK매직 관계자는 "전산 관련 비용은 앞으로도 발생할 예정"이라며 "특히 초기 비용이 큰데 3분기 실적에 반영됨에 따라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쿠쿠홈시스도 회계 기준 변동으로 비용이 크게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손상각비 범위가 확대되며 회계적 비용이 커진 것이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3분기 영업이익 하락은 재료비 인상에 더해 회계 기준 변동으로 인한 영향이 컸다"며 "영업이익률로 보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가전 수요가 줄며 렌털 업계 타격이 큰 가운데 코웨이는 안정적으로 실적을 방어하며 업계 1위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코웨이는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에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웨이 3분기 영업이익은 1천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매출 역시 9천698억원으로 전년보다 3.8% 성장했다.
이는 코웨이의 '아이콘 얼음정수기'와 같은 혁신 제품이 한몫한 결과다. 김순태 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분기 혁신 제품 판매 등을 앞세워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웨이는 올해 매출 4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2013년 매출 2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9년엔 3조원대를 넘어선 바 있다.
다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걸림돌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웨이의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조9천367억원으로 4조원에 살짝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가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3분기 성장세를 보이긴 했지만 시장 기대만큼은 아니었다"며 "4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경우 올해 매출 4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렌털 업계는 신제품 출시뿐 아니라 패키지 다변화와 해외시장 공략 등으로 성장세를 회복할 방침이다. 정수기, 비데 등 시장이 이미 성숙기이기 때문에 해외시장을 공략하거나 국내 고객이 여러 품목을 패키지로 묶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어려운 대외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매직 관계자는 "고객이 정수기, 비데 등을 각각 다른 회사 제품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한 가지 브랜드의 패키지를 사용하는 것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며 "고객들이 보다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패키지 다변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쿠쿠홈시스 관계자 역시 "해외시장을 확대하고 현지화 전략에 맞춘 상품을 출시함으로써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수습 기자(eu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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