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항공업계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일부 항공사들은 자본잠식의 공포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환율로 인한 외화평가손실까지 더해져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여객 이용객수는 2019년 주간 평균 173만8천185명이었던 것에서 최근 64만2천171명까지 회복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대비 37% 수준이다. 지난달 일본 입국이 전면 개방되며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노선 취항 정상화 과제가 남아 완전한 수요 회복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 대한항공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일본에 취항하는 취항노선은 10월 전면개방 이전 대비 2배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적절한 수익이 확보되는 노선을 위주로 운항을 재개하고 있으며 시장의 기대보다 전면적인 수요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 수요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고환율에 따른 외화평가손실도 항공업계의 큰 고민거리다. 특히 LCC는 3분기에도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낮아 재무 구조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최근 자본 확충에 전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일례로 제주항공은 최근 모기업에서 자금을 수혈했다.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는 이달 1일 이사회를 열고 제주항공에 1천97억원의 출자를 결정했다. 앞서 AK홀딩스는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달 1천3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AK홀딩스가 제주항공에 대규모 출자에 나선 건 코로나19 이후 세 번째다.
올해 상반기 말 진에어의 자본총계는 약 1천161억원이다. 3분기 중 상환한 영구채는 745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자본은 416억원이다. 3·4분기 당기순손실이 416억원 이상 발생할 경우 진에어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진에어는 지난달 31일 62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등 자본 확충에 나섰다. 자본총계가 다시 1천36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다만 일각에선 일본여행 회복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최대주주 또한 유동성이 충분한 대한항공으로 바뀐 점 등을 통해 자본잠식 리스크가 통제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외에도 티웨이항공은 6월 말 기준 자본 총계는 887억원으로 이미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다만 3분기에는 자본잠식률이 다소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언급된다.
한편 현재 라이센스를 보유한 국내 항공사는 대형항공사 2개, 저가항공사 6개, 신규 저가항공사 3곳 등이다. 2020년부터 최근까지 기존 6개의 저가항공사에서 30대, 대한항공에서 14대(169대→155대), 아시아나항공에서 5대(85대→80대)의 항공기가 감소했다.
신생저가항공사 3곳에선 7대가 증가했다. 대형항공사에서 감소한 항공기 대수는 대형항공사 산하에 있는 저가항공사의 항공기가 포함된 만큼 전체 항공업계의 항공기 감소대수는 총 37대로, 감소율은 13% 수준으로 나타났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