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생산 기지 '탈중국'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애플이 무선 이어폰 '에어팟' 공급망에도 변화를 주는 모습이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어팟' 조립 생산업체인 중국 고어텍은 이날 고객사와 제품 종류에 대해 밝히진 않았으나, 해외 주요 고객의 음향제품 생산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고어텍은 이번 생산 중단으로 올해 최대 33억 위안(약 6천219억원)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 외에 삼성전자와 샤오미에도 음향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이곳은 다른 고객사들과는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선 생산 중단을 주문한 해외 주요 고객이 애플이라고 봤다. 싱가포르 투자은행(IB) UOB의 애널리스트 카이 히안은 "해당 제품은 2세대 에어팟 프로일 가능성이 있다"며 "고어텍의 생산 중단은 해당 제품의 생산 수율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일과 함께 미국 중간 선거 이후 새 의회 구성을 기점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애플의 생산 기지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 생산 거점을 인도와 베트남으로 대거 이전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에 공급망 의존을 낮추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은 중국을 중심으로 거대한 '제국'을 구축했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와 미국 정부의 압박이 점차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이 아이폰 등 핵심 상품의 제조 및 부품 공급망을 대부분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데 따른 약점이 점차 실제 타격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강경한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앞세워 중국의 아이폰 제조공장 및 관련 부품공장 등을 한시적으로 폐쇄하는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애플이 중국 협력사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사들이기 어려워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부품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중국을 향한 무역제재 등 압박을 강화하며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어 애플이 중국 협력사에 의존하기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며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고 새 의회가 들어선 이후에는 애플을 겨냥한 규제 조치가 더욱 활발해지면서 애플과 중국의 공급망 단절을 목적으로 하는 법안들이 대거 발의될 공산도 크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애플의 미국 정부와 의회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중국과 공급망 분리를 본격화한다면 전 세계 전자업계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특히 중국 경쟁사와 갈수록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주요 부품업체들이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둘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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