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뇌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교모세포종은 미국에서만 매년 1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다. 최근 주목받는 면역치료제도 치료가 매우 어려운 암 중 하나이다. 국내 연구팀은 이러한 교모세포종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대식세포와 그 작용 원리를 알아냈다. 새로운 면역치료법의 가능성을 열었다.
대식세포란 세포 찌꺼기, 이물질, 미생물, 암세포 등을 집어삼켜서 분해하는 식세포작용을 하는 백혈구의 한 유형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교모세포종 내에서 항암 면역반응에 중요한 대식세포를 찾고, 이 세포가 세포독성 T 세포(바이러스에 감염된 체세포나 종양 세포를 파괴하는, 흉선에서 유래한 림프구)를 활성화하고 포식 작용으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교모세포종 환자는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8개월에 불과하며 5년 이상 생존율은 6.8%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종양 치료를 위한 활발한 연구로 면역관문 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됐다. 지난 30년 동안 전체 암 환자의 생존율이 20% 가까이 증가했는데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율 증가는 2%에 그쳤다.
종양 내 면역세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대식세포는 일반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대신 종양 환경에 적응해 종양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다. 여기에 다른 면역세포들의 활성과 작용을 억제해 항암 면역반응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흑색종 등에서 큰 효과를 나타내는 면역관문 치료제가 교모세포종 치료에서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 보고됐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 이러한 면역 억제성 대식세포의 과다한 유입이다.
최근 보고된 연구 결과들은 종양 내 대식세포는 매우 다양한 표현형을 나타내는 여러 대식세포 아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 세포들이 면역관문 치료제 등이 효과를 나타내는 데에 중요하다고 규명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와 국립인간유전체연구소(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 NHGRI)에서 운영하는 암 유전체 아틀라스(The Cancer Genome Atlas, TCGA)에 공개된 교모세포종 환자의 유전자 발현을 비교해 교모세포종 내에서 항암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대식세포의 마커로 CD169 유전자를 발굴했다.
마우스 교모세포종 모델을 사용해 CD169 단백질을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없으면 항암 면역반응이 감소해 마우스의 생존이 감소하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CD169를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세포독성 T 세포의 종양 내 유입에 중요한 CXCL10과 같은 케모카인(백혈구 유주작용, 활성화 작용을 하는 단백질)을 증가시켜 활성화된 T 세포의 종양 내 유입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찾아냈다.
CD169는 이 대식세포의 마커일 뿐만 아니라 암세포에 대한 포식 작용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하며 CD169로 인해 포식작용이 증가한 대식세포는 암세포 특이적 세포독성 T 세포의 활성을 직접 증가시키는 것을 규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교모세포종에 대한 항암 면역반응에 중요한 대식세포의 마커를 발굴한 것뿐만 아니라 이들 대식세포가 항암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작동원리를 확인했다”며 “면역관문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는 복합치료제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ˮ고 말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연수연구원 김현진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논문명: Blood monocyte-derived CD169⁺ macrophages contribute to antitumor immunity against glioblastoma)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0월 20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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