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보유 현금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미래 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조142억원, 영업이익 4천781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관과 비교할 때 매출액은 29.8%, 영업이익은 51.8%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호실적과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현대글로비스는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1조6천453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3분기 2조3천598억원으로 43.4% 급증했다. 2019년 말(6천898억원)과 비교하면 3년도 안 돼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동안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성장 계획을 꾸준히 밝혀온 만큼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현대글로비스의 투자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20년 국내외에 총 1천778억원을 투자했는데, 지난해 4천443억원으로 투자 규모가 149% 증가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3천406억원의 투자를 집행했고, 연간 투자 규모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스마트 물류, 수소, 폐배터리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친환경 에너지솔루션 브랜드 에코(ECOH)를 중심으로 수소의 생산·저장·운송·공급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공급망관리(SCM) 플랫폼 업체로, 전국에 수소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수소연료전지발전과 해외 그린 암모니아·수소 도입 등 수소에너지 사업도 추진한다.
전기차 배터리 회수·재활용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다. 국내외 배터리 회수 프로세스와 안전 운송 체계를 구축하고, 재활용 업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원료의 순환과 유통 체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물류 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항공화물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2공항물류단지에 2025년까지 첨단시설을 갖춘 스마트물류센터를 구축하기로 한 것도 그 일환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물류센터 안에 글로벌배송센터(GDC)를 운영해 글로벌 항공물류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 초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빈, 미국 애틀랜타, 인도 첸나이 등에 항공포워딩(항공화물운송주선) 업무를 수행하는 직영 사무소를 설립하고 항공 직영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미래 친환경 해상운송 사업도 강화한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세계 최대 규모인 7만4천㎥급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공동 개발에 나섰다. 현대글로비스는 선박운영 제반 사항과 필요 제원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초대형 운반선의 세부적인 특성과 액화이산화탄소 선적과 양하 시 필요사항, 운송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한 정보를 확보했다.
이 선박은 최근 미국선급 ABS와 마샬아일랜드 기국으로부터 기본승인 인증(AIP) 획득으로 선박 건조에 필요한 기초단계를 통과했다. 향후 선박은 길이 284m, 폭 42m에 친환경 선박 연료인 LNG추진 엔진을 적용한 세계 최대 크기의 액화이산화탄소선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액화이산화탄소 운송 경험을 가진 선사는 없다. 현대글로비스는 액화이산화탄소선 운용을 통해 시장 선점의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는 방침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장기계약 위주의 수익구조와 확실한 완성차 화주기반을 갖고 있어 이익이 경기 사이클을 크게 타기보단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팬데믹 기간 2조원 넘게 쌓인 현금을 신사업 투자와 주주환원에 적극 활용할 유일한 운송업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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