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전자가 3분기 최대 매출을 거뒀음에도 마음 편히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비경상 요인을 감안하면 사실상 영업이익이 쪼그라든 데다 4분기 전망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LG전자는 3분기 매출 21조1천768억원, 영업이익 7천466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4.1%, 25.1%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에도 신가전 판매 확대와 자동차 부품 매출 성장에 힘입어 분기 최대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3분기(영업이익 5천968억원)에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리콜 관련 충당금 약 4천800억원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전년 동기 대비 30.7% 줄었다. 수요 위축 속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부진을 이끌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매출 7조4천730억원, 영업이익 2천283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5.8% 증가하며 역대 3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4.5%나 줄었다.
국내를 비롯한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고,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오브제컬렉션'을 중심으로 신가전, 스팀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물류비 부담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수익성은 악화됐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 3조7천121억원, 영업손실 554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전년보다 매출은 11.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글로벌 TV 수요 감소와 지속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럽 내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겹치면서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경기 침체 속 가전, TV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고환율 등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전년보다 2.2% 감소한 2억879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0년(2억1천만 대)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TV 출하량을 전년보다 3.8% 줄어든 2억200만 대로 전망했다.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매출 2조3천454억원, 영업이익 96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45.6% 증가하며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 확대에 대한 적극 대응과 효과적인 공급망 관리로 2분기 연속 2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전 사업 영역의 매출 성장과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VS사업본부가 올해 사업 진입 9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VS사업본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2천억원대로 관측된다.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의 경우 기업간거래(B2B) 시장 수요 회복으로 전년 대비 9.7% 증가한 1조4천2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144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올해 4분기 역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심리 하락, 장기화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HE사업본부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TV 수요 부진은 단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프리미엄 가전의 선방과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VS사업부의 지속적인 성장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년 시장 환경에 대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OLED TV 출하를 크게 늘리긴 어려운 시장 환경이 예상된다"며 "전장부품 사업은 5G를 비롯한 다양한 통신기술 확보를 기반으로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수주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와 자율주행화로 인한 자동차의 전장화는 전장부품의 사용 활대로 이어지며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H&A사업본부의 실적도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 확대와 비용 절감을 통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회복이 동시에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고객경험 혁신을 최우선으로 두고 SW(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지속 육성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효율성을 제고해 사업 운영의 잠재적 리스크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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