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한화건설이 전체 사업비 14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에서 철수한다.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로부터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향후 발생할 손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조치다.
11일 한화건설 주식을 100% 가진 한화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7일 "한화건설이 공사비 미지급 등 계약 위반을 이유로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에 계약 해지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선수금과 기성금(공사 진행에 따라 받는 돈)으로 43억2천200만 달러(약 6조1천500억원)를 받았는데, 공사 미수금은 6억2천900만 달러(약 8천900억원)에 달한다.
한화건설은 "이 중 선수금으로 받은 25%에 달하는 금액이 공사 미수금 규모와 비슷해 지면서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며 "지난해 이라크 총선 이후 국정이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으나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오는 2027년 말까지 주택 10만 가구와 교육시설·병원·도로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체 사업비가 101억2천만 달러(약 14조4천억원)에 달한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2년 신도시 주택 건설 사업(80억 달러)을 수주하고, 2015년엔 사회기반시설 건설(21억2천만 달러)까지 수주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주택 건설은 45%, 사회기반시설은 29% 정도 공사가 진행됐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여러 차례 이라크 현지를 방문할 정도로 공을 들였지만, 공사비 문제로 이라크 정부와 갈등이 지속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엔 공사가 멈춘 상태였다. 한화건설은 올해 하반기 공사 재개와 공사 미수금과 관련해 NIC와 잇단 협상을 진행했으나 양측은 의견 조율에 미치지 못했다.
한화건설은 이라크에서 진행되고 있던 비스마야 신도시 및 사회기반시설 공사와 관련해 NIC의 기성금 지연지급과 미지급 등 NIC의 계약위반을 이유로 지난 7일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NIC에 해지 통지했으며, 이 통지에 따른 해지의 효력은 오는 21일 후에 발생한다.
한화건설은 "현재 이라크 정부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이라크 정부 측 입장을 기다리고 있으나 사업 재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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