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21년 동안 준비했어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내야수)의 바람에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화답했다.
롯데는 8일 사직구장에서 LG 트윈스와 홈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는 이대호와 롯데에게 매우 특별했다. 올 시즌 팀의 최종전이자 이대호가 선수로 뛰는 마지막 경기라서 의미는 컸다.
서튼 감독은 경기 전 현장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스페셜 이밴트'를 예고했다. 구체적인 언급을 따로 한 건 아니지만 이대호가 마운드 위로 오르는 일이다.
이대호는 이승엽(전 삼성 라이온즈) 이호준(현 LG 트윈스 코치) 그리고 팀 선배이기도한 김응국 전 롯데 코치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낸 선수로 꼽힌다.
이대호는 경남고 졸업반 당시 타자가 아닌 투수로 롯데에 지명을 받았다. 그런데 이대호는 타자 전향 권유를 받았고 2001년 입단 후 결단을 내렸다.
등번호도 64번을 달았으나 타자 전향 후 팀 선배이자 우타 거포 마해영이 달았던 49번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투수' 이대호는 49번을 달고 공을 던진 적도 있다. 이대호가 직접 밝히기도 한 시범경기 등판이다.
이대호는 2005년부터 10번을 달았고 이후 롯데와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성장했고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그는 올 시즌 은퇴투어 때부터 '기회가 된다면 마운드에서 공을 던져 보고 싶다'고 했다.
그 자리가 이날 마련됐다. 롯데가 3-2로 앞서고 있던 8회초 롯데는 수비 위치에 변화를 줬다. 좌익수 전준우가 1루수로 이동했고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가 마운드로 향했다.
이대호는 선발 등판한 댄 스트레일리 그리고 서준원, 최준용에 이어 4번째 투수로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LG 벤치도 화답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경기 전 이대호가 투수로 등판할 경우 이에 걸맞는 카드를 대타로 내겠다고 예고했다.
한석현(그는 이대호의 경남고 후배이기도 하다)을 대신해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대타로 타석에 섰다. 투수 이대호는 타자 고우석과 승부에서 웃었다.
고우석은 이대호가 던진 4구째 배트를 돌렸고 투수 앞 땅볼이 됐다. 투수 이대호는 침착하게 포구에 성공했고 1루로 송구해 고우석을 잡았다.
한 타자를 상대한 이대호는 다시 1루수로 돌아갔다. 전준우도 좌익수로 갔고 앞서 좌익수로 이동한 잭 렉스는 다시 중견수로 갔다. 이대호는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이날 KBO리그 데뷔 후 첫 홀드를 기록했다.
/부산=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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