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래 준비는 첫째도, 둘째도 철저히 미래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미래 고객이 누구이고, 정말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지, 수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것이 미래 준비의 시작이 돼야 합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9일 30여 명의 최고 경영진을 모아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중장기 관점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LG 최고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여 오프라인에서 워크숍을 진행한 것은 지난 2019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30일 LG그룹에 따르면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진행된 이번 워크숍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CEO, 사업본부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그동안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구축한 사업 기반을 토대로 5년, 10년 후의 미래 포트폴리오 방향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실행 전략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미래 준비를 위한 실행 전략은 철저히 미래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워크숍은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와 탈레스 S. 테이세이라(Thales S. Teixeira) 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의 강연으로 시작했다. 주 교수는 고객경험 혁신에 대한 본질적 이해와 설계 방안을, 테이세이라 교수는 고객가치 실천 전략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어 LG 최고경영진은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고객 가치 기반의 혁신 활동 결과에 대해 점검하고, 고객이 체감하고 인정할 수 있도록 고객 중심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LG 최고경영진은 오후에 진행된 분임 토의를 통해서 현재 LG그룹의 사업들을 미래의 고객 가치와 경쟁력 관점에서 면밀히 살피고, 미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LG그룹은 이날 워크숍에서 별도 세션을 마련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을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LG는 지금까지의 유치 지원 현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하고, 부산세계박람회가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의미가 큰 행사인 만큼 LG 계열사의 최고경영진이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구 회장은 LG 사장단과 지속성장 가능성을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한편, 경영 메시지를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10~11월 계열사별로 한 해의 사업 성과와 내년도 사업 계획을 논의하는 사업보고회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복합 위기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마저 먹구름이 낀 만큼, 구 회장은 이번에 사장단을 향해 강도 높은 대응책 마련도 주문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LG는 글로벌 시장 불안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LG전자 생활가전 판매 급감과 LG디스플레이의 적자폭 확대 등 주요 계열사의 위기감이 커진 상태다. 이 중 그룹 핵심 관계사인 LG전자는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 둔화가 TV 및 가전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최근 판매량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여파로 가전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불안,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등의 요인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LG전자 외 다른 주요 계열사들의 향후 실적 전망도 다소 비관적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적자가 5천억원대로,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에 구 회장은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 일수록 그 환경에 이끌려 가서는 안 된다"며 "주도적이고 능동적 자세로 다가올 미래 모습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LG가 만들어 낼 고객 경험, 상품, 솔루션, 브랜드 등이 고객에게 얼마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지가 우리의 미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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