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지난 5년 간 주택가격이 연평균 4.6%이상 상승하면서, 주택가격 거품이 과도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주택가격 거품여부 논란 및 평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 분석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최근 5년 간 전국적으로 23%의 상승률을 보이며, 건국 이래 가장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 시세 이하로 거래된 급매 거래 영향으로 주택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거래물량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하향 추세로 전환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임대차시장 역시 최근 3년 간 급등했던 전셋값 상승률은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물량부족 현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전세의 월세화까지 가속화되면서 전반적인 주거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최근 5년 간 주택시장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왜곡을 경험했다"며 "정부에서는 주택가격을 낮추기 위해 금융, 세제 등 모든 경로를 통해 강력하고도 전방위적인 규제정책을 펼쳤지만, 주택가격은 오히려 더 가파른 급등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매매시장에는 '똘똘한 한 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 '영끌·빚투' 현상이 확산됐고, 임대차시장에는 '20억 전세시대' 개막과 함께 월세의 가속화 등 임대료 부담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경연이 전국 200여개 아파트단지의 적정가격과 실제 거래가격을 비교한 결과, 서울은 현재 형성된 시세의 38% 이상, 경기는 58% 이상, 지방은 19% 이상 과대평가돼 가격에 거품이 과도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북권역에 37%, 강남권역에 38% 정도의 가격거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강남권역 중 부촌으로 알려진 강남-동남권역의 거품 수준은 40%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초구의 가격거품은 50% 수준을 넘어서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지역의 주택가격 거품은 58% 수준으로 전국에서 세종(6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격거품 현상이 지난 2019년 이후에 특히 짙어졌는데, 서울 주요지역 고강도 규제강화에 따른 풍선효과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지역에서는 안성(87%), 여주(85%), 의왕(80%) 순으로 가격거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지방은 평균 19.7%의 가격거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계양, 부산-연제, 대구-수성, 광주-화정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지방의 주택가격 거품은 서울 등 수도권의 거품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국토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의 여건상 주택 시장가격에 평균 10~15% 정도 거품이 존재해 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주택가격 거품이 40%에 근접한 것은 지나친 수준"이라며 "일부 지역의 가격거품이 60%를 넘어서는 등 극단적 버블현상이 발생한 것은 핀셋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등 주택정책 실패의 결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주택시장과 임대차시장의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무주택자들의 부담이 늘고 있지만,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매매시장 위축으로 실수요자의 갈증을 해소할만큼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주택 관련 규제완화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고는 있으나 추진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가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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