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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3G 데이터 무제한 시대…”무적칩을 아시나요” [김문기의 아이씨테크]


[다시 쓰는 이동통신 연대기] 10부. 아이폰 쇼크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첫발인 한국전기통신공사(KT), 한국데이터통신(LGU+), 한국이동통신서비스(SKT)가 설립된 지 꼬박 40여년이 흘렀습니다. 그간 이동통신 역시 비약적으로 성장해 슬로우 무버에서 패스트 팔로우로, 다시 글로벌 퍼스트 무버로 도약했습니다. 5G 시대 정보통신 주도권 싸움은 더 격렬해졌고, 다시 도전에 나서야할 절체절명의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부족하지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동통신 연대기를 다시 시작합니다. 재밌는 에피소드가 담긴 독자의 제보도 받습니다 [편집자주]
SK텔레콤 데이터무제한 CF 콸콸콸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데이터무제한 CF 콸콸콸 [사진=SK텔레콤]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이동통신사의 3G 활성화와 제조사들의 치열한 단말 경쟁은 고객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크게 일조했다. 이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사용량을 사업자는 증설로, 고객은 요금으로 감당해야 했다.

이 가운데 2010년 7월 14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획기적인 내용을 제안한다.

"유무선 서비스 혁신을 통해 사업자간 본원적 서비스 경쟁을 촉발시키고, 고객에게는 더욱 더 다양한 혜택이 돌아가는 1위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최초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시발점이다.

SK텔레콤의 발표는 꽤나 파격적이었다.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시키기 위해 각 이통사가 3G뿐만 아니라 와이파이 커버리지 확대에 전면 나선 때다. 오히려 트래픽 급증을 야기하는 요금제를 신설한 셈이다. 트래픽이 급증한다면 통신품질이 저하될 수도 있어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그야말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다. 데이터 무제한 제공에 대항할 카드는 동일한 요금제 신설뿐이었다. 그만큼 매력적인 전략이었다.

SK텔레콤은 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음성통화 수익에 대한 의존도 일정 수준이었으나 데이터로 음성통화(m-VoIP)를 할 수 있도록 제한적으러 허용했다. 무제한 데이터에 데이터 통화까지 열어놨으니 경쟁사는 발을 구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SK텔레콤은 휴대폰을 무선 통신모뎀처럼 활용할 수 있는 테더링 서비스도 추가요금없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데이터 무제한 테더링 서비스, 이후 암묵적인 별칭이 붙은 ‘무적칩’이 탄생한 순간이다.

SK텔레콤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었다. 트래픽 폭증을 대비하기 위해 2010년 5월 추가 할당받은 주파수에 3G를 도입했다. 속도 향상을 위해서는 HSUPA와 HSPA+를 지역별로 순차 적용했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주파수 이용 효율성을 높이는 6섹터 솔루션도 도입해 기지국 용량을 2배로 늘렸다.

만만의 준비를 갖춘 SK텔레콤은 무제한 요금제 발표 1개월 후인 8월 26일 정부 인가에 따라 해당 요금제를 정식 출시했다. 요금제 인기는 대단했다. 출시 10일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가입자 중 데이터 무제한을 선택한 고객은 무려 60%에 육박했다. 무제한 요금제는 55요금제 이상에 책정됐는데, 발표전까지만 하더라도 일평균 7천명이었던 가입자수는 출시 직후 무려 1만5천명까지 치솟았다.

물이 들어 올 때 노를 저어야 했던 SK텔레콤은 데이터 무제한을 비유한 의성어 ‘콸콸콸’을 슬로건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출시 2개월도 안돼 가입자는 150만명을 넘었다. 9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인당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데이터 무제한은 고객이 음성에서 데이터로의 사용 패턴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일정 요금제 이상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SK텔레콤은 데이터 무제한을 5만5천원 요금제인 '올인원55' 이상에 적용했는데, 이 5만원선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주로 쓰이기 됐다.

◆3G 무제한 데이터 시대

1위 사업자의 데이터 무제한 공세는 경쟁사로서는 두려운 행위였다. 무엇보다도 2위 사업자인 KT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유선 인프라 강자인 KT는 넓은 커버리지를 갖춘 와이파이존과 SK텔레콤보다 확장된 와이브로를 앞세우는 한편, 무제한 데이터 제공으로 인한 통신서비스품질(QoS) 제한에 의문을 제기했다. 결과적으로 반박에 나서지 않던 SK텔레콤이 이례적인 대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세로 가입자를 찾아오기 어려웠다. 결국 KT 역시 2010년 9월 10일 SK텔레콤과 비슷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다. 5만5천원 수준이었던 i-밸류 요금제부터 데이터 무제한 제공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강점인 와이파이를 통한 차별화 전략도 함께 했다.

다만, KT의 경우 넓은 와이파이존 운영이 오히려 데이터 무제한 사용자를 끌어 들이는데 장애물이 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이 초기 150만명의 데이터 무제한 가입자를 모은데 비해 KT는 약 60만명 가량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와이파이가 비교적 잘 갖춰진 KT 가입자의 경우 데이터 무제한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데이터 사용권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

2G 서비스를 진화시킨 LG유플러스는 급할 필요가 없었다. 2010년 10월 1일 5만5천원 이상의 오즈(OZ) 스마트55 요금제부터 데이터 무제한을 제공했다. 경쟁사 대비 열악한 상황이었던 LG유플러스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아니더라도 하위 요금제에서 경쟁사 대비 무려 10배 가까운 데이터 기본량을 지원했다.

성숙한 3G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 무제한 제공은 1인 1휴대폰에서 1인 1 스마트폰으로 나아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비약적인 단말의 진화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들이 탄생하는 자양분이 됐다.

하지만 이후 이행된 4세대 통신(4G) LTE 때는 3G 데이터 무제한이 장애가 되기도 했다.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 사이에서 전국망 구축이 덜 된 LTE보다는 기존 3G를 고수하는 걸 원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LTE 상용화가 늦은 KT의 경우 LTE 스마트폰을 들여와 3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해외에서 3G용으로 판매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등을 구매대행으로 구입해 3G 요금제로 가입하기도 했다.

▶ 다시쓰는 이동통신 연대기 목차

1편. 삐삐·카폰 이동통신을 깨우다

① '삐삐' 무선호출기(上)…청약 가입했던 시절

② '삐삐' 무선호출기(中)…‘삐삐인생' 그래도 좋다

③ '삐삐' 무선호출기(下)…’012 vs 015’ 경합과 몰락

④ '카폰' 자동차다이얼전화(上)…"나, 이런 사람이야!"

⑤ ‘카폰’ 자동차다이얼전화(下)…’쌍안테나' 역사 속으로

2편. 1세대 통신(1G)

⑥ 삼통사 비긴즈

⑦ 삼통사 경쟁의 서막

⑧ 이동전화 첫 상용화, ‘호돌이’의 추억

➈ 이동통신 100만 가입자 시대 열렸다

⑩ 100년 통신독점 깨지다…'한국통신 vs 데이콤’

3편. 제2이동통신사 大戰

⑪ 제2이통사 大戰 발발…시련의 연속 체신부

⑫ 제2이통사 경쟁율 6:1…겨울부터 뜨거웠다

⑭ ‘선경·포철·코오롱’ 각축전…제2이통사 확정

⑮ 제2이통사 7일만에 ‘불발’…정치, 경제를 압도했다

⑯ 2차 제2이통사 선정 발표…판 흔든 정부·춤추는 기업

⑰ 최종현 선경회장 뚝심 통했다…’제1이통사’ 민간 탄생

⑱ 신세기통신 출범…1·2 이통사 민간 ‘경합’

4편. CDMA 세계 최초 상용화

⑲ ‘라붐’ 속 한 장면…2G CDMA 첫 항해 시작

⑳ 2G CDMA "가보자 vs 안된다"…해결사 등판

㉑ CDMA 예비시험 통과했지만…상용시험 무거운 ‘첫걸음’

㉒ 한국통신·데이콤 ‘TDMA’ vs 한국이통·신세기 ‘CDMA’

㉓ 한국이동통신 도박 통했다…PCS 표준 CDMA 확정

㉔ ‘디지털·스피드 011’ 탄생…세계 최초 CDMA 쾌거

㉕ ‘파워 디지털 017’ 탄생…신세기통신 CDMA 상용화

5편. 이동통신 춘추전국시대 개막

㉖ 제3 이동통신사 찾아라…新 PCS 선정 개막

㉗ ‘LG텔레콤 vs 에버넷’…‘한솔PCS vs 글로텔 vs 그린텔’

㉘ PCS 사업자 확정…‘한국통신·LG·한솔’

㉙ ‘016’ 한국통신프리텔·‘018’ 한솔PCS·‘019’ LG텔레콤

㉚ ‘PCS 경합’…64세 어르신도 번지점프 했다

㉛ 이동통신 5사 ‘각자도생’…춘추전국시대 개막

6편. 이동통신 혼돈의 세기말

㉜ 3G IMT-2000 향한 첫 항해 시작

㉝ 이동통신 1천만 돌파했으나 ‘풍요속 빈곤’…新 브랜드 ‘SKY’ 탄생

㉞ 스무살의 011 TTL·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묻지마 다쳐

㉟ ‘SK텔레콤+신세기통신’ 인수합병…사상 첫 점유율 낮추기

㊱ '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 인수합병…춘추전국→삼국정립

7편. 3세대 이동통신(IMT-2000)

㊲ ‘SK·한통·LG·하나로’ IMT-2000 도전…춤추는 정부

㊳ 하나로통신 007 작전…’정부·재벌’ 허 찔렸다

㊴ SK텔레콤·한국통신 IMT-2000 입성…LG·하나로 ‘탈락'

㊵ LG텔레콤 vs 하나로통신…동기식 IMT-2000 주인 찾았다

8편. 3G 시대 개막

㊶ IMT-2000 표류…CDMA2000 비상

㊷ 연기 또 연기…3G WCDMA 초라한 등장

㊸ '011·016·019→010 통합' 논란…번호이동 패닉

㊹ 유선망 2위 사업자 ‘파워콤’ 인수전…하나로 vs 데이콤 ‘격돌’

㊺ 휴대인터넷 세상 열겠다…와이브로 출항기

9편. 3G 삼국정립

㊻ SKT ’T 브랜드’ 탄생 vs KTF ”쑈(SHOW)를 하라”

㊼ “악법도 법이다”…LGT IMT-2000 사업권 반납

SK텔레콤, 하나로 품다…유무선 통합 1위 도전

㊾ KT-KTF 합병…이석채 회장 통합KT 시대 개막

㊿ ‘LG 삼콤사’ 텔레콤·데이콤·파워콤 = LGU+ 통합 출범

10편. 아이폰 쇼크

(51) ‘이통사 중앙집권화’…韓 단일 표준 플랫폼 ‘위피’ 몰락

(52) ‘아이폰’…韓 3년을 못봤다

(53)’아이폰' 스마트폰 깨우다…옴니아·베가·옵티머스, 그리고 갤럭시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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