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돌연사의 주범인 부정맥을 실시간으로 진단해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가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 박장웅 연구위원(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부정맥 환자의 심장 기능을 실시간 감지하면서, 동시에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장에 미세 전기 자극을 주어 심장 박동의 이상을 정상화시키는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심장은 규칙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신체 각 조직으로 혈액을 공급한다. 부정맥은 심장에서 1분에 60~100회의 전기자극을 만들어내 전달하는 기능의 이상으로 심장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못해 맥박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혹은 불규칙해지는 것을 말한다.
부정맥의 유발 요인은 다양하지만 돌연사의 주범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심혈관질환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심장 활동 및 이상 유무를 감지해야 하고, 질환 발생이 감지될 경우 즉각적인 처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위험한 심장질환 환자의 경우, 인공심장박동기(페이스메이커)와 제세동기를 삽입해 부정맥 발생 시 자동으로 심장에 전기 충격을 가해 사망위험을 감소시키는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공심장박동기 및 삽입형 제세동기는 박동생성기와 유도 전극으로 구성돼 있다. 박동생성기는 쇄골 피하에 삽입되고 유도 전극은 정맥을 통해 심장 내부에 삽입하는 구조다. 유도 전극을 심장 내부에 삽입 하는 과정에서 감염이나 정맥 천공, 허혈성 염증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심장의 전기 활동을 감지하고 부정맥을 감지하면 전기 충격을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외부 전기 자극에 민감할 수 있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심장 진단 방식인 심전도가 아니라, 심장이 수축하고 이완하는 물리적 운동을 직접 감지할 수 있는 반도체 트랜지스터 기반의 압력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얇은 패치 형태로, 심장의 표면(특히 좌심실)에 부착돼 심장이 수축 후 이완 될 때 센서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함으로써 심장 박동을 실시간 감지할 수 있다.
여기에 부정맥을 감지하면 심장에 미세 전기 자극을 가해 심장 박동을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전극을 결합했다. 즉, 하나의 패치 장치로 심장의 압력 감지와 미세 전기 자극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한 것이다.연구팀은 반도체 기반의 압력센서는 몸속 또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전기적 신호에 간섭을 받지 않아서, 압력 감지 기능과 전기 자극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개발한 패치의 효과를 실험 토끼를 대상으로 검증했다. 부정맥을 유발한 실험 토끼의 심장 표면에 전자패치를 부착해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의 불규칙한 박동을 확인하고, 동시에 심장에 자동으로 미세 전기 자극을 가해 심장 박동을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또한 전자패치를 심장 표면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해 홍합의 접착 능력을 모방해 생체 접합력이 뛰어난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 토끼의 심장 표면에 부착 후 10주가 지나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토끼의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박장웅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개발된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 기술은 기존 이식형 제세동기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심장 질환 진단 및 치료 전자장치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임상실험을 통해 상용화하여 실제 부정맥 환자들에게 적용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IBS 나노의학연구단 조승우 연구위원(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심장혈관외과 이삭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1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논문명: In-situ diagnosis and simultaneous treatment of cardiac diseases using a single device platform)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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