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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채용'에 진심인 이재용…복권 후 첫 공채로 '인재 중심 경영' 속도


미래 세대 기회 창출 위해 5대 그룹 중 공채 유지 '유일'…향후 5만명 신규 채용 계획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미 국민들께 드린 약속들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후 임직원들에게 '옥중서신'을 통해 이처럼 당부했다. 자신이 어려움 가운데 처해 있어도 평소 '인재 중심 경영' 철학을 강조했던 만큼 청년들에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뜻을 이어 삼성도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유지하고 있다. 경영 불확실성 등으로 SK, 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이 공채를 없애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경영진과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이에 맞춰 삼성은 올 하반기에도 미래 세대를 위한 고용·창출을 위해 공개 채용에 나섰다. 이는 지난 5월 발표한 '5년간 총 8만 명을 신규 채용'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올해부터 채용 규모도 더 확대된다.

6일 삼성에 따르면 이번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나선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등 20곳이다.

지원자들은 오는 14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에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서류 접수 이후에는 ▲9월 직무적합도 평가 ▲오는 10월 중 직무적성검사(GSAT) ▲11월 종합면접 ▲12월 건강검진 등 순으로 진행한다. 삼성은 올해도 지원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고려해 GSAT를 온라인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삼성그룹 신입공채 직무적성검사(GSAT)를 마치고 고사장 나오는 취준생들 [사진=아이뉴스24 DB]

이번 공채는 이 부회장의 복권 이후 첫 정기 공채라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기술 개발, 인재 확보, 유연한 조직 등 3대 축을 바탕으로 초격차 유지와 초일류기업 입지 강화를 위한 '뉴삼성' 비전을 실현 시키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일각에선 이번 공채가 '뉴삼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 부회장의 '인재 중심 경영'에 대한 의지는 그 동안 크고 작은 대내외 행사나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내 뱉은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2019년 6월 디바이스솔루션(DS)·디스플레이 사장단 회의 당시 이 부회장은 "작년(2018년)에 발표한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 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해인 2020년 5월에도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영입해 그 인재들이 주인 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버지인 고 이건희 회장의 '여성인력 중시' 철학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1993년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신설했고, 1995년에는 입사 자격요건에서 ▲학력 ▲국적 ▲성별 ▲나이 ▲연고 등을 제외하는 파격적인 '열린 채용'을 실시했다.

이에 맞춰 이 부회장은 2020년 8월 수원사업장에서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 부회장은 핵심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AI 분야 최고 석학인 승현준(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를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으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최근에는 새로운 인수합병(M&A) 전략을 수립하는 신사업 태스크포스(TF)장으로 정성택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애플·인텔·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세계적인 기업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할 당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데려오는 것"이라며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공채를 통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며 "우수 인재를 확보해 더 성장 시킴으로써 회사와 국가 미래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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