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전자가 중국 TCL이 LCD 분야에서 기술력을 많이 따라왔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화질을 갖게 되면 TV 시장에서 굉장한 위협이 될 것으로 봤다. 외관보다는 사용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며 차별화된 경험으로 격차를 벌린다는 계획이다.
백선필 LG전자 TV CX(고객경험) 담당 상무는 지난 3일(현지시간) 'IFA 2022'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TCL의 자회사 CSOT는 가장 강력한 패널 업체 중 하나"라며 "LCD를 중심으로 TCL의 가격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TCL은 LCD만 놓고 보면 (국내 업체의) 기술력을 90%가량 따라왔다고 본다"며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화질을 갖게 되면 굉장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이엔드 제품군에서는 여전히 기술력 차이가 있다고 봤다. 그는 "하이엔드가 아닌 일반적인 건 어느 정도 따라왔다고 보지만, 하이엔드 튜닝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다"며 "LG전자의 올레드 메인 칩은 직접 개발해서 우리 올레드에만 쓰고 있는데, 패널은 물론 칩의 성능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TV 시장 점유율(금액 기준)은 삼성전자(31.5%), LG전자(17.4%), TCL(8.7%), 하이센스(8.2%), 소니(7.4%) 순으로 나타났다. 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21.0%), LG전자(12.3%), TCL(11.1%), 하이센스(9.5%), 샤오미(6.4%) 등의 순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금액 기준으로는 TCL과 어느 정도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수량에서는 격차가 많이 좁혀진 상황이다. TCL이 '가성비'가 좋은 LCD TV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 상무는 TCL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전략에 대해 "기술로 뭔가를 해보려는 것보다는 경험으로 차이를 내야 하지 않나 싶다"며 "하드웨어를 차별하는 것은 다 따라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썼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의 사용 경험을 주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형화되고 있는 TV 시장에서 메인이 되는 사이즈는 60~70인치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레드 TV의 크기는 확장할 계획이 없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현재 42인치부터 세계 최대 사이즈인 97형까지 올레드 TV 풀라인업을 갖춘 상태다.
백 상무는 "100인치 이상으로는 만들지 않을 계획이다"며 "사실 97인치도 버거운 데다 운송이 힘들기 때문에 원장 기준으로는 97인치가 최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65인치를 가장 많이 쓰고 있고, 결국엔 77인치, 65인치로 수렴할 것으로 본다"며 "100인치 이상 제품은 모듈형인 마이크로 LED가 운송에 있어 좋은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침체된 T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초대형 라인업을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해 LG전자가 판매한 TV 평균 크기는 51.8형으로 연간 출하량 1천만 대 이상인 TV 제조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백 상무는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등으로 TV 수요가 위축돼 있는 것은 사실이나, 초대형 TV 수요는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연말 쇼핑 시즌과 맞물려 스포츠 이벤트 등이 예정돼 있어 초대형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며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8K 시장의 경우 성장세가 멈춘 상태로, 콘텐츠가 뒤따르지 않는 한 커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백 상무는 "8K 시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가 지금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라며 "콘텐츠가 움직이지 않고는 디스플레이 혼자 움직일 수 없다. 아직 콘텐츠가 많지 않아서 8K에 대한 니즈를 많이 못 느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IFA 2022'에서 공개한 벤더블 올레드 TV '플렉스'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백 상무는 "지난 2018년 출시한 롤러블 기술을 활용해 플렉스 등을 만들었다"며 "전시장에서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이어 "플렉서블과 높낮이 조절, 틸팅, 스위치 버튼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며 "TV에서 PC를 고민해주는 것을 처음 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를린(독일)=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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