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불안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꾸준히 마운드 위로 올라가 임무를 다하려고 했다. 그 결과 의미있는 기록을 손에 넣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0년 전 탄탄한 중간 계투진을 구성했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는 약점이 여전했지만 김사율이 그자리를 잘 메웠다.
이명우, 강영식(현 롯데 퓨처스팀 투수코치) 등 좌완까지 포함됐고 지금은 폐지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성배까지 가세했다. 당시 양승호 감독이 구성한 중간 계투진은 '양떼불펜'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효과를 봤다.
탄탄한 불펜은 후임 김시진 감독(현 KBO 경기위원)이 팀 지휘봉을 잡았던 2013~2014시즌까지 이어졌다. 물론 불펜진 과부화라는 피할 수 없는 상황도 맞이했지만 롯데 '필승조'는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다시 롯데 마운드 중간 계투진에는 확실한 '카드' 하나가 생겼다. 프로 9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우완 구승민이 그 주인공이다.
구승민은 지난 2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원정 경기에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 위로 올라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롯데는 이날 이대호의 투런포에 힘입어 SSG에 4-2로 역전승했고 구승민은 홀드 하나를 더해 시즌 20홀드 고지에 올랐다. 그는 이로써 KBO리그 통산 4번째로 3시즌 연속 20홀드 이상을 올린 투수가 됐다. 구승민에 앞서 안지만(전 삼성 라이온즈) 정우영(LG 트윈스) 주권(KT 위즈)만 달성한 기록이다.
구승민은 상무(국군체육부대) 전역 후 롯데로 돌아왔을 당시 차기 마무리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그러나 그에게 어울리는 옷이 아니었다. 구승민은 2020시즌부터 중간계투진 필승조로 자리잡았고 이제 제 궤도에 오르고 있는 셈이다.
구승민은 해당 기록에 대해 "올 시즌 20홀드 기록하면 3년 연속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 SSG전(28일)에서 달성할 줄은 몰랐다"며 "팀이 이기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개인 기록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주위에서 경기가 끝나고 얘기를 해줘서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경기도 잘 지켜서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승민의 언급처럼 롯데는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5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는 29일 기준 4경기 차다.
한 때 7.5경기까지 벌어진 간격을 다시 좁혔다. 아직까지는 추격 가시권은 분명하다. 구승민의 각오처럼 남은 매 경기에서 모든 걸 쏟아붇어야한다.
구승민도 시즌 마지막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여야한다. 그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지난달(7월) 11경기에 나와 9이닝을 던지며 1패 4홀드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9.00으로 높았다. 그런데 이달(8월) 28일 SSG전까지 11경기 10.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7홀드 평균자책점 0.87로 반등에 성공했다.
구승민이 이런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인다면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은 기대가 아닌 현실이 될 수 도 있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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