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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KIST, 인간 두뇌 닮은 스파이킹 신경망 반도체 2종 발표


스파이킹 신경망 하드웨어 플랫폼 확보…응용연구 생태계 만든다

KIST 연구진이 스파이킹 신경망 구조의 뉴로모픽 반도체 2종을 발표했다. 김재욱 박사(왼쪽)와 박종길 박사가 각각 개발한 뉴로모픽 반도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KIST]
KIST 연구진이 스파이킹 신경망 구조의 뉴로모픽 반도체 2종을 발표했다. 김재욱 박사(왼쪽)와 박종길 박사가 각각 개발한 뉴로모픽 반도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KIST]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인간의 두뇌를 닮은 스파이킹 신경망 반도체 2종을 발표했다.

심층신경망(DNN) 구조에 비해 매우 적은 전력을 소모하면서도 대규모 집적이 가능한 스파이킹 신경망 (SNN) 구조의 디지털 뉴로모픽 시스템 'Neu+' (뉴플러스)와, 피드백 신호를 반영해 자가학습하는 아날로그 뉴로모픽 프로세서 'NeuroFit'(뉴로핏)을 내놓았다.

KIST는 "스파이킹 신경망 하드웨어 개발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며 "인텔의 '로이히(Loihi)' 커뮤니티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외부 연구진에 플랫폼을 개방하고 응용연구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파이킹 신경망 하드웨어 개발 포트폴리오 확보"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더 복잡하고 더 빠른 컴퓨팅 기술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심층신경망(DNN, Deep Neural Network) 구조의 인공지능 기술은 연산이 복잡해 과도한 전력 소모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적은 에너지로 고차원적인 인공지능 구현이 가능한 새로운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이 요구된다.

인간의 두뇌는 다양한 감각, 인지, 판단 등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면서도 전구 한 개를 밝히는 데 필요할 정도의 매우 적은 에너지 (20W)를 소비한다고 알려져 있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기존 AI 반도체와는 다르게 두뇌의 동작 원리와 구조를 모방한 신개념·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이다.

또한 뉴런이 스파이크 신호를 발생시키면 시냅스를 통해 다른 뉴런으로 신호가 전달되는 두뇌의 정보 전달 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신경망 구조를 스파이킹 신경망(SNN, Spiking Neural Network)이라고 한다. SNN은 스파이크 신호가 발현됐을 때만 정보 처리가 이루어지는 방식이기 때문에 정보의 중요도에 상관없이 모든 입력값에 대해 계층별 연산이 필요한 기존 DNN 구조 인공지능 기술과 비교해 매우 효율적이다.

KIST는 국내 최초로 두뇌 신경망의 동작 원리를 모사한 대규모 디지털 뉴로모픽 시스템 'Neu+ (뉴플러스)'와, 인간의 두뇌처럼 경험을 통해 최적의 행동을 학습할 수 있는 아날로그 뉴로모픽 프로세서 'NeuroFit (뉴로핏)'을 개발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두 가지 설계기술의 강점을 각기 활용한 스파이킹 신경망 반도체 개발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것이다.

◆100만개의 뉴런과 10억개의 시냅스 집적한 'Neu+'

KIST 인공뇌융합연구단에서 개발한 디지털 뉴로모픽 반도체 'Neu+'의 실물 모습. [사진=KIST]
KIST 인공뇌융합연구단에서 개발한 디지털 뉴로모픽 반도체 'Neu+'의 실물 모습. [사진=KIST]

KIST 인공뇌융합연구단 박종길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뉴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대규모 스파이킹 신경망 프로세서다. KIST의 반도체 설계기술로 100만개의 스파이킹 뉴런과 10억개의 시냅스를 모사해 집적했다.

스파이킹 신경망(SNN) 기술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학계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돼 왔다. 최근에는 IBM, 인텔 등 반도체 기업들이 연구에 뛰어들었다. 인텔은 대표적인 SNN 프로세서로 '로이히'를 발표하고 응용연구 커뮤니티를 조성해 로이히를 활용한 알고리즘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 75개 이상의 연구그룹이 인텔 하드웨어를 이용한 SNN 알고리듬 연구 커뮤니티인 INRC(intel Neuromorphic Research Community)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는 지적재산권(IP) 등의 문제로 해외에서 개발된 프로세서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SNN 응용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IST가 내놓은 '뉴플러스'는 국내에서 아직 연구 초기인 스파이킹 신경망 기반 응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범용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뉴로모픽 시스템의 집적도를 상용화에 근접한 수준까지 높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KIST는 스파이킹 신경망 기반 뉴로모픽 알고리즘 연구에 관심있는 연구자들을 모집하고 개발된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박종길 박사는 “우리 인간의 두뇌를 모사한 고차원 인지 기능이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한 SNN 연구 플랫폼이 도입됐는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응용연구를 지속해 드론, 자율 주행차, 서비스 로봇 등 저전력이 필요한 모바일 환경에서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AI 반도체로 이용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KIST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의 위치 [사진=KIST]
KIST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의 위치 [사진=KIST]

◆정확도 희생없이 피드백 학습 가능한 아날로그 뉴로모픽 프로세서 '뉴로핏(NeuroFit)'

KIST 인공뇌융합연구단에서 개발한 아날로그 뉴로모픽 반도체 KIST 'NeuroFit'의 실물 모습. [사진=KIST]
KIST 인공뇌융합연구단에서 개발한 아날로그 뉴로모픽 반도체 KIST 'NeuroFit'의 실물 모습. [사진=KIST]

김재욱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뉴로핏'은 피드백 신호를 반영하는 두뇌 신경망의 학습방식을 모사해 적응형 운동학습을 수행할 수 있는 스파이킹 신경망 뉴로모픽 프로세서다. 1천24개의 뉴런과, 뉴런당 최대 64개의 시냅스를 탑재했다.

스파이킹 신경망 기술이 로봇 응용 분야에 널리 활용되기 위해서는 행동에 대한 보상, 오차와 같은 피드백 신호를 학습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이를 낮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개발된 대부분의 뉴로모픽 프로세서는 두뇌 신경망이 지닌 학습방식의 일부만을 모사하기 때문에 피드백 신호를 학습에 반영할 수 없었다.

'뉴로핏'은 그동안 대부분의 프로세서 설계에서 배제돼 온 아날로그 회로를 중점적으로 사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날로그 회로는 매우 적은 비용과 전력으로 운용할 수 있지만, CPU와 GPU 등 높은 정확도와 신뢰성을 요구하는 기존의 프로세서 설계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KIST에서 개발한 뉴로핏은 상대적으로 정밀도가 낮은 아날로그 회로를 사용하더라도 그에 따른 오차가 피드백 신호에 반영돼 학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스템 차원에서 정확도의 희생 없이 전력 소모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지능형 로봇의 팔이 동작할 때 일정 수준의 오차가 있더라도 물건을 잡는 연습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그 오차에 스스로 적응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김재욱 박사는 “피드백 신호를 반영하는 적응형 학습방식의 도입은 앞으로의 뉴로모픽 프로세서 설계에 있어 저전력이 가능한 아날로그 회로의 비중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저전력 이동형 로봇에 운동 지능을 부여하는 핵심 AI 반도체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의 뉴로모픽 반도체 연구는 뉴런·시냅스 신소자 개발에 집중돼 실제 응용을 위해 필요한 SNN 프로세서 개발은 미미한 실정이다. KIST의 이번 연구성과는 기존 단위 소자의 실험실 연구 수준을 뛰어넘어 집적도가 높은 칩을 제작함으로써 상용화에 근접한 프로세서를 개발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은 "이번 성과는 뉴로모픽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KAIST(김대식), 서울대(최기영, 황철성, 이종호, 전동석) 포스텍(심재윤), UNIST (이종은), 국민대(민경식), 광운대(박철수) 등 전문가 그룹이 함께 한 결과"라고 전하면서 "국내 최초 뉴로모픽 하드웨어 확보와 이를 통한 국내외 협력연구로 반도체 국가전략무기화에 대응하고 해외 선도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도전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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